검찰이 22일 동양시멘트 주가를 조작(操作)한 혐의로 개인 투자자 강모씨 등 4명의 작전 세력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에서 강씨가 주가조작에 사용한 종잣돈 3억여원은 동양시멘트 김모 고문이 건넨 것이고 강씨는 정식 직원이 아닌데도 동양그룹 미래전략실 이사 직함을 갖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동양그룹이 계열사 주가를 띄우기 위해 작전 세력에 돈을 대주고 직함도 내준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건설 경기가 나빠져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동양시멘트 지분 일부를 비싸게 팔아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가조작에 나섰다. 강씨 일행은 동양그룹이 준 종잣돈에 개인 돈, 대출금 등을 더한 거액의 자금을 주가조작에 동원했다. 이들은 2011년 12월부터 4개월 동안 18만2000여 차례에 걸쳐 높은 가격에 허위 주문을 내거나 시장에 나온 주식 물량을 모두 사들이는 방법 등으로 주당 940원이었던 주가를 다음해 3월 4170원으로 4배 이상 끌어올렸다. 그 후 동양그룹은 투자자에게 동양시멘트 지분을 매각해 120억원대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 또 작년에는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단기(短期) 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다시 주가를 50% 이상 띄웠다. 동양그룹은 상승한 주가를 바탕으로 단기 사채 발행에 성공해 수백억원대의 이득을 얻었다.

동양그룹의 주가조작으로 손해를 본 사람들은 멋모르고 동양시멘트 주식과 단기 사채를 구입한 투자자들이다. 재계 순위 30위권의 재벌이 자기 살자고 작전 세력까지 동원해 주가를 조작한 것은 충격적이다.

이런 조직적인 주가조작이 그룹 총수의 지시 없이 실행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을 미리 조사해 검찰에 넘긴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현재현 회장이 주가조작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했다. 현 회장은 1조3000억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발행을 지시해 투자자 4만여명에게 손실을 입힌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현 회장의 주가조작 주도 의혹도 철저하게 수사해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주가조작에 동양증권 등 그룹 계열사와 임직원들이 동원됐는지도 수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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