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인식 기자] 류현진(27, LA 다저스)이 4승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체인지업 대신 다른 변화구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퀄리티 스타트(QS)로 꾸준함을 어어갔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9피안타 3탈삼진 2볼넷 2실점했다. 상대 선발 A.J. 버넷의 호투 속에 류현진도 QS에는 성공했으나, 타선 지원이 부족해 시즌 4승은 실패했다.

24일 경기에서 이번 시즌 첫 선발 등판하는 콜 해멀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활용할지 여부는 이날 경기의 여러 관심사 중 하나였다. 해멀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명품으로 인정받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고, 류현진 역시 체인지업이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아꼈다. 지난해에는 전체 투구 중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이 22.4%로 높았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체인지업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패턴에 변화를 준 2회와 포심 패스트볼의 힘이 떨어진 6회에 6개씩 던진 것을 제외하면 3~5회에는 체인지업을 2번씩만 던졌다. 106구 중 체인지업은 18개였다.

체인지업이 줄어든 대신 커브와 슬라이더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가 아닌 팀의 타자들은 류현진을 자주 상대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류현진은 이를 역이용해 1회에는 체인지업을 전혀 던지지 않고 삼자범퇴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상대 선발투수인 9번타자 A.J. 버넷과 1번 벤 르비어에게 각각 3안타씩을 허용하며 위기를 겪고 5회에 2실점해 시즌 4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류현진의 공격적인 투구는 인상 깊었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 르비어부터 4회초 선두 라이언 하워드 타석까지 13타자 연속 초구 스트라이크를 기록했다.

빠른 카운트에 승부해 투구 수를 줄이려는 적극적인 시도가 여러 차례 피안타로 이어지며 반대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류현진은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QS로 선발투수의 소임을 다 했다. 타선 지원이 1점으로 적었던 점이 아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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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