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선사(船社) 청해진해운이 지난해 선원들의 안전교육 등 연수비로 지출한 액수가 총 54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접대비로는 6060만원, 광고선전비로는 2억3000만원을 썼던 것으로 밝혀졌다.

청해진해운이 이달 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 지난해 선원들의 '연수비' 명목으로 총 54만1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돼있다. 청해진해운은 지난해 7억8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하는 등 재정 상태가 악화한 상황에서 선원 안전교육 연수비 등을 크게 줄였다.

2011년 5억1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당시 연수비는 약 87만원, 2012년 2억5000만원 흑자로 전환된 후에는 약 140만원이었다가 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연수비는 다시 54만원으로 줄였다. 1년간 선원 안전교육 등 연수비가 50여만원 내지 14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반면 접대비로는 지난해에만 606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에 근무하는 어떤 사람들을 접대하느라 이같은 접대비를 썼던 것일까. 광고선전비 명목으로는 2억3000만원을 쓴 것으로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기록했다.

침몰한 세월호 선원들은 선장 이준석(69)씨부터 선박 안전관리의 핵심 보직인 갑판부 선원까지 전체 승무원의 절반 이상이 1년~6개월의 계약직인 것으로 밝혀졌다. 평상시 소방훈련, 구명정훈련 등을 지휘하고 위기 발생 시 선내에서 인명구조 상황을 끝까지 책임져야 할 선장이 1년 계약직, 선장의 손·발 역할을 하는 조타수 3명도 모두 6개월~1년의 계약직이었다.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의 대피를 돕지 않은 채 가장 먼저 배 밖으로 탈출, 청해진해운이 평소 안전교육을 포함한 선원 훈련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결과가 고스란히 재앙으로 나타난 것이다.

선장 이씨를 비롯해 배의 운항을 책임지는 선박직 15명은 전원 생존해 구조됐다.

청해진해운은 사실상 폐선에 가까운 18년된 여객선을 일본으로부터 헐값에 들여와 사업을 해왔다. 일본의 경우 운행 20년 이상의 선박은 폐기하게 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선박 수명이 20년이 넘어가면 1년마다 검사를 받은 후 운항 기한을 1년씩 연장해준다. 우리나라에서 20년 이상된 선박은 검사를 받아 통과할 경우 최대 10년간 더 운항할 수 있다.

지난해 지출된 접대비 6060만원이 누구를 위해 어떻게 지출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