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세월호의 실종자 수색이 지체되면서 사고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한 매체는 작년 세월호를 두 번 승선했다는 탑승객과 인터뷰를 하고 "세월호의 구명정이 쇠줄로 고정돼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사람 손으로 구명정에 고정된 쇠줄을 풀 수 없었다"며 선박 부실 관리로 탑승객들이 구명정을 이용해 대피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월호 갑판 양쪽에는 하얀 원통형 캡슐 속 구명정 46척이 장착돼 있다. 이번 사고에서 이 구명정 46척 중 단 한 척만 펴졌다. 이에 대해 세월호 운행사인 청해진해운 측은 "그 부분은 선박이 인양되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해경이 사고 발생 시각보다 35분 빠른 16일 오전 8시 10분쯤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연락해 "항구에 도착하기로 한 세월호와 연락이 안 된다"는 통보를 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이 때문에 사고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일찍 발생한 것이고, 정부가 이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제주해경은 "해경 본청으로부터 전파를 받고 세월호에 사고가 났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며 "세월호와 직접 연락을 주고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세월호의 침몰 상황을 최초로 신고한 것이 선원이 아닌 탑승자 부모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학부모가 배에 타고 있던 아들의 전화를 받고 16일 오전 8시 57분 경찰과 소방 당국, 해경에 사고 신고를 최초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신 녹취록에 따르면 세월호는 VHF(초단파 무전기)를 이용해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오전 8시 55분 "해경에 연락해 주십시오. 지금 배 넘어갑니다"라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