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여객선 세월호의 선장 이모(69)씨가 탑승객들을 저버리고 탈출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선장의 신분을 숨겼으며, 바닷물에 젖은 지폐들을 병실 온실침상에 널어놓고 말린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해경 등에 따르면 선장 이씨는 사고 신고 접수 40여분 후인 16일 오전 9시30분쯤 탑승객들을 뒤로 한 채 먼저 탈출, 해경 요원들에 의해 구조돼 오후 2시쯤 전남 진도군 진도읍 한국병원으로 이송돼 찰과상 치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신분을 묻는 질문을 받자 "나는 승무원이라 아는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또 치료를 받던 물리치료실 온실침상에 바닷물에 젖은 5만 원짜리 두세 장과 1만 원짜리 10여장을 널어놓고 말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7일 오전 선장 이씨와 함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세월호의 기관원 박모(59)씨는 "기관실에 있는데 선장이 위험하니 (위로)올라 오라고 했고, 아마도 9시가 좀 지나 탈출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해경 구조요원들에 의해 1차로 구조된 일부 생존 탑승객들은 본인들이 선체에서 빠져나올 당시 선장이 탈출을 위해 갑판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으며, 또다른 생존자들은 해경에 의해 구조돼 구명정에 타고 보니 선장이 이미 타고 있더라고 진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