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침몰한 '세월호'가 VHF(초단파 무전기)를 이용해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첫 사고 신고를 하면서 나눴던 마지막 10분간 교신 내용이 공개됐다. 교신 내용 녹취록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 신고와 함께 이미 배가 상당히 기울기 시작했고, 승객의 이동조차 힘들만큼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녹취록에 따르면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 55분 제주관제센터에 "아, 저기 해경에 연락해 주십시오. 본선 위험합니다. 지금 배 넘어 갑니다"라며 첫 사고 신고를 했다. 이에 제주관제센터는 "귀선 어디입니까. 해경에 연락하겠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세월호는 다시 "지금 배가 많이 넘어갔습니다.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빨리 좀 와주십시오"라고 긴박한 무선을 보냈다.

첫 사고 신고 이후 1분 만에 사실상 선박의 움직임이 불가능할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는 것이다. 이는 세월호 선장이 선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상당히 늦게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고 신고를 접수한 제주관제센터는 곧바로 해양 긴급 신호 번호인 해경 122에 사고 상황을 전파하고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불과 4분 뒤인 9시 정각 세월호 선체는 왼편으로 상당히 기울기 시작했다.

현재 상황을 묻는 제주관제센터 무선에 세월호는 "선체가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컨테이너도 넘어가고"라고 답했다.

인명 피해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 불가합니다. 선체가 기울어져 이동이 불가능합니다"고 했다. 제주관제센터는 "인명들 구명조끼 착용하시구 퇴선할지도 모르니 준비 좀 해주십시오"라며 탈출 준비를 요청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사람들 이동이 힘듭니다"고 답했다.

9시 5분 세월호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듯 빠른 구조를 요청했다.

세월호는 "해경 (구조작업은) 어떻게 됩니까"라고 물었고, 제주관제센터는 "지금 해경에 통보했구요. 저희가 진도 VTS랑 완도VTS에 통화 중에 있으니 대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대답으로 10분간 교신 내용은 끝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VHS는 통상 20마일(약 36㎞) 내에 교신이 가능하지만 이보다 더 떨어진 제주VTS에 미약한 신호가 잡혀 신고가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