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침 침몰한 '세월호' 실종자를 찾기 위해 해군·해경 등은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밤샘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이날 자정까지도 선체 안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282명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는 실패했다. 선체 내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 작업은 17일 이른 아침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해군 구조대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서너 차례 세월호 선내 진입을 시도했다. 구조 요원이 가까스로 선실 세 곳에 진입했지만 이미 물이 들어차 있었고, 빠른 조류와 불량한 수중 시계(視界) 때문에 실종자 확인은 못했다. 이후 중단됐던 야간 수색 작업은 바닷물 흐름이 멈추는 정조 시각인 자정을 넘어 재개됐다. 4명씩 1개조로 편성된 해군·해경 특수요원들이 15분 간격으로 두 차례 선내 수색을 시도했다. 공군은 CN-235 수송기 6대를 투입해 조명탄을 쏘아 올리며 야간 수색 작전을 지원했다.

조명탄 쏘며 한밤 수색 - 제주도로 가던 세월호가 침몰한 16일 밤 공군이 3분에 두 발씩 쏘는 조명탄 불빛으로 진도 인근 해역이 환한 가운데 해경과 해군 함정들이 실종자들을 찾고 있다.

앞서 오후 5시 해군은 해난구조대(SSU)·해군특수전전단(UDT) 45명을 구조 작업에 투입해 수심이 얕은 선체 주변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벌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고 해역 유속이 시속 8㎞에 달하고 수중 시계가 20㎝에 불과해 천안함 폭침(爆沈) 당시 상황(유속 5~6㎞, 수중 시야 50㎝)보다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58분 세월호로부터 "침몰 중"이라는 사고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헬기와 선박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침몰 전까지 2시간 동안 승객 170여명이 구조됐다. 침몰 직전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로 뛰어든 일부 승객은 민간 선박에 구조되기도 했다. 오전 11시 반쯤 승무원 박지영(22)씨가 이번 사고의 첫 사망자로 확인됐다. 비슷한 시각 병원으로 이송된 단원고 학생이 심폐소생술을 받던 중 사망했다. 구조된 승객 중 부상자는 진도·목포의 병원 여섯 곳으로 분산 이송됐고, 부상이 경미한 승객들은 진도 실내 체육관에서 치료를 받았다.

오후에는 해상 구조 전문가와 해군 함정이 추가 투입돼 본격적인 구조 작업이 진행됐지만, 구조된 승객 숫자는 더이상 늘지 않았다. 이날 해군 특수 요원 등 236명이 사고 현장에 투입됐고, 해경·해군 등 함정 164척이 해상 구조 작업에 나섰다. 항공기 24대가 사고 해역 상공을 선회하면서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표류한 승객이 있는지 수색을 벌였다.

실종자에 대한 본격적 수색은 해군 구조함인 청해진함과 평택함이 사고 현장에 도착한 이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수중 20~30m에서 벌이는 수색 작업은 전문가라도 생명줄과 중앙 산소 공급 장치 없이는 불가능하다. 남해와 서해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진함과 평택함이 사고 발생 직후 현장으로 급파됐고, 17일 새벽 현장에 도착했다. 국방부는 구조 작업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최대한 이른 시간에 선체 내 수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남 진도 인근에 17일 아침부터 비가 오고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보돼 실종자 수색 작업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원인을 밝혀 줄 침몰 선체 인양 작업도 빨라야 18일 저녁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도에 있는 3600t급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이 16일 저녁 7시쯤 사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사고 현장까지 40시간 걸린다. 기상 상황이 나쁘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해상 크레인 2척은 18일 사고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