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대학운동권 출신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내 친노(친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이 11일 북한 무인항공기 사건과 관련, "북한에서 날아온 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에서 날아온 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며 "북한 무인기라며 소동을 벌인 것에 대해 언젠가 누군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에게 지난달 24일 발견된 '파주 무인기'의 리튬이온 배터리 뒷면에 '기용 날자, 2013.06.25'와 '사용중지 날자, 2014.06.25'라는 북한식 표기(날자)가 발견된 것과 관련, "이 서체가 북한 서체냐, 남한 서체냐"고 질문했다.

그는 류 장관이 "북에서 보통 쓰는 서체는 아니다"고 답하자 "'기용날자'라고 해서 북한 무인기라고 주장하는데 서체는 '아래한글' 서체다. 북한은 보통 '광명납작체' 이런 것을 쓴다. 북한 무인기라고 주장하는데 왜 '아래한글' 서체가 붙어 있느냐. 이건 코미디"라고 주장했다.

류 장관은 "그걸 근거로 북한 것이냐 아니냐를 따지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또 배터리 뒷면에 적힌 'S3-31109-003'이라는 일련번호에 대해서도 "북한 무기를 보면 보통 '주체 몇 년' 등 연호를 사용한다"며 "보통 주체, 은하 등 한글로 먼저 시작하고 영어 S로 이렇게 시작하는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더 웃긴 것은 북한 무한기라면 왕복 270km를 날아가야 하는데 그러면 5kg의 가솔린, 연료를 탑재해야 한다고 한다"며 "12kg짜리 무인기가 5kg 연료를 장착하면 뜰 수가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북한 무인기라며 소동을 벌인 것에 대해 언젠가 누군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수 있다는 강한 의혹을 제기한다"며 "주무부처인 국방부가 해명해야겠지만 같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위원이니까 통일부(장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류 장관이 "그 점에 대해 한 말씀만 드리면…"이라고 반박하려고 하자 말을 끊으며 "아니요, 제가 시간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듣겠다"고 했다.

류 장관은 이후 발언 기회를 통해 "아까 무인기와 관련해 이런 증거들이 북한제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류 장관은 "북한이 어떤 형태, 어느 나라의 것이든 자기들이 조합해서 자기들이 보낸 것이 아니라고 은닉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것만으로 북한제가 아니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이런 주장을 하면서 지난 3일자 본지가 보도한 파주 무인기의 청와대 촬영 사진 단독 보도와 관련, 허위사실을 주장하며 "조선일보가 코미디 같은 걸 보도했다"고 비방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본지 보도를 거론하며 "조선일보에서 얼마나 코미디 같은 것을 발표했느냐면 청와대를 이 북한 무인기가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고도 300m에서 찍었다고 하는데 청와대 지붕까지 다 보인다"며 "그런데 청와대 뒤에 있는 북악산 높이가 342m다. 300m로 날아가서 북악산 342m를 어떻게 찍느냐"고 했다.

이어 "처음 조선일보에서 특종이라며 보도한 것이 청와대 사진이었다. 그런데 고도 300m를 비행하면서 찍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342m의 북악산 정상을 어떻게 찍었느냐는 것"이라며 "이런 여러가지 의혹이 있다. 저는 북한에서 보낸 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 의원의 주장과 달리 본지는 당시 파주 무인기가 1km 고도로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당시 본지는 "지난 24일 경기도 파주에서 추락한 북한 소형 무인정찰기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청와대 바로 위를 비행하며 근접 사진 촬영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본지가 2일 북한 무인기가 촬영한 일부 영상들을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무인기는 사전 입력된 경로를 따라 파주 인근부터 사진 촬영을 시작했고 청와대와 경복궁 바로 위를 약 1km 고도로 비행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보도했다.

정 의원은 본지가 1km 고도로 비행했다고 보도한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기사에 나오지도 않는 '고도 300m 비행'를 거론하며 본지 보도를 '코미디'라고 비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