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집중 포 사격을 했던 지난 31일 오후 4시쯤 백령도에 추락했던 무인 항공기와 지난 24일 경기도 파주에 떨어졌던 무인기가 모두 북한의 무인 정찰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군 관계자들이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의 무인 항공기 침범에 대한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왼쪽)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집중 포 사격을 했던 지난 31일 백령도에 추락한 미확인 무인기 모습. 하늘색에 흰색 구름무늬로 도색돼 있다. (사진 오른쪽)지난 24일 경기도 파주에 떨어진 미확인 무인기. 백령도에서 떨어진 무인기와 달리 삼각형 모양이지만 무늬는 똑같다.

군에 따르면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는 날개 폭 2.45m, 동체 길이 1.83m로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날개폭 1.92m, 동체 길이 1.43m)와 크기와 형태는 다르지만 하늘색에 흰색 구름무늬 문양이 똑같았다. 지난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100주년 열병식 때 공개된 자폭형(自爆型) 무인 공격기도 거의 비슷하게 도색돼 있었다. 백령도와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또 프로펠러 엔진과 고성능 비행 장치, 카메라, 낙하산 등 설치된 장치도 거의 똑같았다.

北이 공개한 무인기도 같은 색·같은 무늬… 2012년 4월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 때 공개된 자폭형(自爆型) 무인 공격기. 하늘색에 흰색 구름 문양이 들어가 있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에선 해병대 6여단 등 서북 도서 일대 군사 시설을 찍은 사진이 발견됐다. 북한은 지난 31일 NLL에서 대규모 포격을 할 때 이 무인기를 활용해 우리 군의 군사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지난 24일 추락한 무인기에는 원거리에서 청와대를 촬영한 사진이 찍혀 있어 서울 근처까지 북한 무인기에 무방비 상태였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두 무인기가 발견되기 이전에도 다수의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에서 활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처음 파주에서 무인기를 발견했을 때는 카메라 화질이 낮아 일반인이 취미로 비행시켰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8월 서해 NLL을 향해 해안포 110여발을 발사했을 때 무인기를 띄워 백령도와 연평도 부근을 정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