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한국 시각) 개막한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 휠체어 컬링이 정상에 도전한다.

휠체어 컬링 대표팀은 8일 오후 2시 30분(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노르웨이와 대회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휠체어 컬링이 2010년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데다 이번이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인 만큼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이 8일 오전 1시 러시아 소치 피슈트 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을 갖고 열흘간의 축제에 들어갔다. 45개국에서 547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는 알파인스키·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휠체어컬링·아이스슬레지하키 등 5개 정식 종목 경기와 함께 시범 종목으로 스노보드 경기가 열린다. 한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선수 27명, 임원 30명 등 선수단 57명을 파견했다. 사진은 개막 하루 전 열린 개막식 드레스 리허설 모습.

개막전을 하루 앞둔 7일 휠체어 컬링 선수들은 컬링센터를 찾아 첫 공식 훈련을 가졌다. 컬링 경기는 빙질에 대한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막 전 단 하루만 연습을 허용한다. 5명(후보 엔트리 포함)의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영하까지 떨어진 컬링 시트 위에서 입으로 하얀 김을 내뿜으며 투구 훈련에 열중했다.

휠체어 컬링은 경기장 규격이 일반 컬링과 같지만 일반 컬링과 달리 알루미늄 소재의 막대(큐)로 스톤을 밀 수 있다. 휠체어를 탄 채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스위핑(빗자루질)은 허용되지 않는다. 경기에는 혼성팀이 출전해야 한다. 보통 남자 3명, 여자 1명으로 구성된다. 일반 컬링은 10엔드, 휠체어 컬링은 총 8엔드로 승패를 가른다.

한국의 이번 대회 1차 목표는 4강 진출이다. 한국을 포함, 캐나다·러시아·중국·스웨덴·영국·미국·슬로바키아·노르웨이·핀란드 등 10개국은 한 차례씩 맞붙는 풀리그를 치른다. 1~4위가 4강 토너먼트에 오르게 되며 결승전, 3~4위 결정전으로 메달 색깔을 정한다.

한국 휠체어 컬링 대표팀의 윤희경(앞쪽)과 김종판이 7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대표팀은 밴쿠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패럴림픽에 출전한 '스킵' 김명진(43)과 '리드' 강미숙(46)의 풍부한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03년 휠체어 컬링을 시작한 김명진은 대표팀에서 컬링 경력이 가장 길다. 그는 1993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됐다.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휠체어 컬링을 시작하며 새 삶을 찾았다고 한다. 김명진은 "컬링을 한 이후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밴쿠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라며 "팀워크를 잘 유지해서 이번에는 더 큰 감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컨드'인 서순석(43)은 1993년 오토바이를 타다가 뺑소니 사고를 당해 척수 손상을 입었다. 2009년 휠체어 컬링을 시작한 서순석은 오산고등학교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약한 경험을 살려 상대 스톤을 밀어내야 하는 세컨드를 맡게 됐다. 서순석과 대표팀 주장인 김종판(46), 윤희경(47)은 이번이 첫 패럴림픽 출전이다.

휠체어 컬링 대표팀 신경용 감독은 "첫 현지 훈련이었는데도 선수들의 적응이 매우 빠르다"며 "큰 무대에서 위축되지 않고 우리만의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