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200여명의 이산가족 생존자들이 북에 있는 혈육을 만나지 못한 채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보도 자료를 통해 "2003년 이후 이산가족 사망자 수는 매년 3800여명에 달하지만 상봉자 수는 1600여명에 불과하다"며 "결국 2200여명의 이산가족이 상봉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있다"고 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 수명은 81세. 이산가족 생존자 중 이 나이를 넘은 사람은 2003년 2만1036명(전체 20.3%)에서 2013년 3만7769명(52.8%)으로 급증했다. 1988년 이후 2013년 말까지 등록된 상봉 신청자는 모두 12만9264명으로 이 중 44.7%인 5만7784명은 사망했고 55.3%인 7만1480명만 생존해 있다. 2008~2013년까지 6년간 이산가족 상봉률은 1.2%포인트 증가한 반면 사망률은 14.1%포인트 늘었다. 연구원은 "현재 이산가족은 20년 내 대부분 사망하고, 70대 이상 고령층은 10년 내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모든 생존자가 생애 한 번이라도 북측 가족을 만나려면 상봉 인원을 매년 66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화 선임 연구원은 "평균 기대 수명을 넘은 80~90대 이산가족에 대해서는 긴급 특별 상봉을 추진해야 한다"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상시 운영, 서신 교환, 화상 상봉 등 다양한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현재 당국의 상봉 이산가족 선정 방식이 '추첨' 대신 '80~90대 이상 고령자 우선' 기준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