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과 남한의 2030세대들은 24일 통일 문제에 대해 가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내보였다. 이 자리엔 탈북자 출신 조경일(27·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재학)씨와 조수아(37·서울대 의대 석사과정)씨,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이준석(30)씨,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낸 정은혜(32)씨가 참석했다.

이준석 "김정은은 기괴한 독재자로 이미 희화됐다. 젊은 세대는 북한 정권, 3대 세습을 옹호 못 한다."

조수아 "저도 김일성 죽었을 때 세계가 멸망하는 줄 알고 많이 울었다. 그렇게 세뇌가 됐기 때문이다."

조경일 "저도 그랬는데 한국 와서 금방 바뀌었다."

정은혜 "그런 모습은 인간을 신격화하는 것 같아서 솔직히 무섭다."

탈북자 출신 대학원생 조경일씨, 정은혜 전 민주당 부대변인, 탈북자 출신 대학원생 조수아씨,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왼쪽부터)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거리를 함께 걸으며 통일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조경일 "한국에 와서 정말 좋았다. 대통령 욕하는 것 보고 '이게 자유민주주의구나' 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준석 "하지만 남북의 역사관부터 다르다. 우리는 세종대왕이 성군이라고 생각하지만, 북한에서는 봉건왕조의 역적 패당이란 식으로도 서술하더라."

조수아 "언어의 차이도 큰 것 같다. 북한 말투 쓰면 차별 많이 받는다. 말투 고치려고 하루 네 시간씩 입에 젓가락 물고 연습했다."

조경일 "탈북자 친구 상당수가 노동 일을 하고 있는데 통일이 돼도 '2등 국민'은 피하기 힘들 것이란 얘기가 많다. 북한 남성은 통일되면 결혼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정은혜 "흡수 통일되는 경우엔 2등 국민이 될 수도 있다. 북한 남성과 결혼하려면 친척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조경일 "통일이 내일이라도 됐으면 좋겠지만 남북 경제 격차, 이질성을 생각하면 20~25년 길게 보고 통일해야 한다."

조수아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5~15년 안에 통일될 수 있다."

정은혜 "통일의 경제적 실리가 크지만 사회적 이질감도 클 것이다. 통일에 과정이 있어야지 그저 통일만 되면 혼란만 야기한다."

조경일 "남북 합쳐도 당연히 같이 잘 지낼 수 있다. 제가 남한에서 잘살고 있지 않나. 다만 남북이 서로 적응해야 한다."

조수아 "제가 한국 남자와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 합쳐도 잘 지낼 거다."

이준석 "젊은 친구들은 '통일 후 대선'에 대해 얘기하면 '그런 생각해본 적 없다'고 한다. 그만큼 통일에 대한 고민이 적은 것이다."

조수아 "북한 젊은이들은 100% 통일 찬성한다."

이준석 "우리가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초고속으로 한 것처럼 통일도 그런 속도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조수아 "북한 배급 경제는 10년 전에 다 무너졌다. 쉽게 적응할 것이다."

조경일 "1994년 고난의 행군 때 배급 없이도 살아남았다. 현재 북한의 밑바닥은 자본주의사회다."

이준석 "생활수준 차이로 인해 '2등 국민' '남북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업 교육 등을 준비해야 한다."

조경일 "남한이 적화될 위험은 없다.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에게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지 않겠나."

정은혜 "지도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갈등을 풀어야 한다."

조수아 "20·40대 청년들이 관심을 갖고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