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14일 공과대학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공학계와 산업계 인사,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공학 교육의 질적 도약을 위한 방안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급성장해온 과정에서 이공계 인재들의 공이 컸다. 현재 삼성전자를 이끌어가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만 해도 서울대 전기공학, 한양대 전자공학, 광운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인재들이다. 그러나 1997~98년 외환 위기 때 정부 출연 이공계 연구소에서 1700명, 기업 연구소에서 8600명의 엔지니어가 해고되면서 경제의 성장 동력 역할을 하던 '엔지니어 드림'이 크게 사그라졌다.

공과대학들이 얼마나 우수 인재를 키워내느냐 하는 것이 20~30년 후의 국가 장래를 좌우한다. 인도는 아직 개발도상국이지만 2003~2012년의 10년 동안 GDP 성장률이 최저 6.2%(2008년), 최고 10.6%(2010년)에 달했다. 인도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것은 인도공과대(IIT)를 졸업한 인재들이다. IIT의 교육 품질은 구글·인텔 같은 세계 최고 기업들이 IIT 졸업장만 보고도 채용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세계 대학 평가 기관인 QS의 지난해 공과대 평가에서 IIT 7개 캠퍼스 가운데 4곳이 세계 100위 안에 들었다. 한국은 카이스트·서울공대·포스텍 등 3곳이었다.

이공계 대학의 이론과 기술은 수명이 다른 분야에 비해 짧다. 교수들이 20년, 30년 전 공부한 이론·기술은 지금 현장에서 적용하기 힘든 경우가 적지 않다. 이공계 교육은 거의 매년 교과과정을 바꾸고 학과 정원도 산업 현장의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해가야 한다. 자동차·반도체·조선처럼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는 분야는 대학들이 스스로 나서서라도 기업체 현장의 엔지니어들을 과감하게 강사진으로 영입해야 한다. 기업이 대학과 함께 교과과정을 설계하고 자기들이 설계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졸업 후 채용하는 방식의 산학(産學) 협력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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