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 먼지가 우리나라를 덮치면서, 미세 먼지가 건강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세 먼지는 화석연료가 탈 때 생기는 탄소 성분과 질산염·금속·황산염 등의 독성 복합물이다. 크기가 작아 코털 등에 걸러지지 않고 숨 쉴 때 몸속으로 들어온다. 특히 초미세 먼지(PM-2.5)는 폐포를 직접 통과하거나, 혈액 속에 들어와 몸 전체를 순환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호흡기뿐 아니라 몸 전체에 유해

미세 먼지는 일차적으로 피부나 점막을 자극해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악화시킨다. 눈에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코로 미세 먼지가 들어오면 상·하부 기도를 자극하고 염증이 생긴다. 심하면 폐렴이 되고, 이미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이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나빠진다.

미세 먼지는 호흡기뿐 아니라 몸 전체에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아주 작은 미세 먼지 알갱이는 몸속에서 활성 산소 및 산화 스트레스를 만들어 세포나 조직을 노화시킨다.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세 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그래픽

특히 미세 먼지는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켜 더 문제가 된다. 미국 암학회가 86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세 먼지가 늘어날 때 폐 질환보다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 먼지가 혈관 벽에 쌓이고 염증을 만들면 기존 동맥경화를 악화시킨다. 또 피를 끈적이게 해 혈전(피딱지)을 만들 수 있다. 혈전이 심장 혈관이나 뇌혈관을 막으면 허혈성 심질환과 뇌졸중이 생긴다.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심박동 수와 혈압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런 자율신경계 장애는 심장 질환이나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을 높인다.

노약자·환자가 특히 취약

미세 먼지에 노출되더라도 건강한 성인은 눈이나 목이 따끔거리고 기침이 나는 정도다. 반면 노약자나 만성 심폐 질환자, 천식 환자 등 소위 '대기오염 민감 집단'은 주의해야 한다. 당뇨·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미세 먼지 때문에 원래 있던 병이 악화돼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에서 노인 6만51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세 먼지 농도가 짙어졌을 때 심근경색과 당뇨병이 있는 노인은 병이 없는 노인보다 사망률이 각각 2.7배와 2.0배 더 높았다.

황사 마스크 얼굴에 딱 붙게 써야

미세 먼지는 몸으로 흡수될 수 있어 외출 시 되도록 몸이 드러나지 않게 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 또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도움된다. 하지만 일반 마스크는 미세 먼지나 초미세 먼지를 막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황사 마스크를 써야 한다. 마스크와 얼굴 사이에 틈이 생기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얼굴에 딱 붙게 써야 한다. 미세 먼지 농도가 짙으면 창문은 닫아두는 것이 좋다. 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주 교수는 "일단 미세 먼지를 마시면 배출할 방법은 없다"면서 "만성 심장 질환이나 만성 폐 질환, 당뇨병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세(微細) 먼지, 초미세 먼지

미세 먼지는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알갱이의 먼지 입자를 말한다. 미세 먼지를 통상 'PM-10'이라고도 하는데 'PM'은 작은 입자(Particle Matter)를 뜻하고, '10'은 알갱이 지름이 10㎛(1㎛는 1000분의 1㎜)보다 작은 것을 지칭하기 위해 붙였다. 초미세 먼지(PM-2.5)는 미세 먼지보다 더 작은 알갱이의 입자를 말한다. 지름이 2.5㎛ 이하라는 뜻이다. 초미세 먼지는 미세 먼지보다 더 작아서 코로 걸러지지 못하고 폐까지 곧장 직행하기 쉽기 때문에 폐질환 등 건강에는 더욱 해롭다. 미국·일본·EU 등은 대기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따질 때 초미세 먼지(PM-2.5)를 기준점으로 삼지만, 우리는 아직 미세 먼지(PM-10)만 기준치로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