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지금 태풍 때문에 집이 없어요. 도와주세요."

13일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 앞. 마이크를 든 제인 칼리푸산(26)씨의 눈이 촉촉해졌다. 칼리푸산씨를 포함한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 여성 6명은 이날 거리로 나섰다. 삶의 터전을 모두 잃고 '생사(生死)의 갈림길'에 놓인 가족과 동포를 돕기 위해서다. 이들은 모두 '대한적십자사 무지개봉사단원'으로, '필리핀에 희망을♥'이라 적힌 팻말을 한 글자씩 들고 2시간 넘게 모금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 9월 만들어진 '무지개봉사단'은 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 7개국 출신 결혼 이주 여성 15명의 국내 봉사 모임이다.

13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 여성 등이 필리핀 돕기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편 조선일보와 함께 필리핀 돕기에 나선 단체와 기관들에는 하루종일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3000만원 가까운 성금이 모였다. 대부분 10만원 미만의 소액 기부였다. 굿네이버스 박은향 간사는 "보통 하루에 600~700통 정도 후원 문의 전화가 오는데 오늘은 1400통 가까이 전화가 왔다. '조선일보에 나온 계좌번호로 입금하면 되느냐'는 후원자도 많았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선년규 부장은 "계좌에 돈을 넣고 기부금 영수증을 신청하는 건수가 평소의 2~3배였다"고 말했다. 이날 조선일보에 실린 각 단체와 기관의 은행 계좌로 들어온 성금은 모두 2726만5000원이다. ARS(1008통)와 문자(41건) 후원 금액은 총 222만1000원이다.

서울시는 대외협력기금을 활용해 필리핀에 현금 20만달러를 긴급 지원한다고 이날 밝혔다.


[성금 모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좌:기업은행 222-383838-01-017, ARS 모금 060-700-1122)

▲대한적십자사
(계좌:신한은행 140-010-244612, ARS 모금 060-700-1234)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계좌:국민은행 059-01-0536-352, 후원문의 (02)544-9544, 문자 후원 #959913)

▲굿네이버스
(계좌:국민은행 463537 -01-002778)

▲월드비전
(계좌:우리은행 269-8007 35-18-904)

▲구세군 대한본영
(계좌:하나은행 939-100410-04305)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계좌:국민은행 65859-01-1002949)

※ARS: 1건 2000원, 문자 후원: 1건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