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대학병원 2~5인 병실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될 전망이다. 환자 부담은 크게 줄지만 가뜩이나 서울 대형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보건복지부는 10일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이른바 '3대 비급여'(선택 진료비, 상급 병실료, 간병비 ) 가운데 상급 병실료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고 지금까지 '국민행복의료기획단'에서 논의한 두 가지 방안을 공개했다. 복지부는 연말까지 개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①안은 전국 43개 대학병원의 일반 병실 비중을 현 65%에서 75%로 올리는 방안이다. 대학병원의 2~5인 병실이 대부분 일반 병실로 전환되면서 크기에 따라 건강보험에서 정한 가격이 새로 매겨진다. 대신 현재 일반 병실료가 원가 보전도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일반 6인실 병실료를 약간 올려주기로 했다. 따라서 지금보다 6인실 병실료는 다소 올라가는 반면 2~5인실 병실료는 크게 내려가고 건강보험까지 적용돼 환자 부담이 대폭 줄게 된다.

이 안은 일반 병실 부족 현상이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를 포함한 일부 대학병원에 국한된 것이라는 분석에서 나왔다. 복지부 비급여개선팀 권병기 과장은 "1안은 대학병원 상급 병실만 손을 보고, 일반 종합병원이나 중소 병원은 현재 체계를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고려대 윤석준 교수팀이 지난해 5~7월 실시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학병원은 하루 평균 63명이 약 2.8일간, 빅5 병원에선 평균 118명이 약 3일간 일반 병실을 기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급 병실료 규모는 지난해 약 1조원으로 병원 전체 진료 수입의 4.2%를 차지했으며, 전체 상급 병실료의 43.5%가 대학병원에서 발생했다.

②안은 전국 모든 병원을 대상으로 하되 종합병원·병원은 일반 병실 기준을 4인실로 상향하고 상급 종합병원은 2~3인실로 올리는 것이다. 일반 종합병원의 상급 병실도 더 낮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모든 병원에 적용되므로 ①안보다 훨씬 더 많은 건보 재정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①안이 더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2~3인실은 환자 본인 부담을 좀 더 높이고, 치료에 필수적 항목이 아닌 만큼 '진료비 본인 부담 상한제'에서도 제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상영 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본부장은 "병실료가 낮아지면 빅5 병원으로 환자가 더 몰리고 일반 병실 대기자가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