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유리베의 한 방이 위기의 다저스를 구했다.

유리베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1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4차전에서 2-3으로 끌려가던 8회말 극적인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팀을 4-3 승리로 이끌었다.

유리베의 '한 방'은 여러가지로 큰 의미가 있었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이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선발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5차전까지 끌지 않고 시리즈를 매듭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커쇼는 6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번번히 기회를 날렸다. 3회, 4회, 6회, 7회까지 거의 매회 주자가 득점권에 나갔지만 찬스에서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최근 타격에 물이 오른 칼 크로포드의 홈런 두 방이 아니었다면 더 어려운 경기를 펼칠 뻔 했다.

다저스는 이 날 득점권에서 9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그 1안타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

8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야시엘 푸이그가 우중간 2루타를 쳐 기회를 잡았다. 돈 매팅리 감독은 다음 타자 후안 유리베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일단 동점을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유리베는 매팅리의 작전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두번 연속 번트를 실패하며 푸이그를 3루에 보내지 못했다. 볼카운트도 0-2로 상당히 불리해졌다.

하지만 유리베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차분하게 볼 두개를 골라낸 유리베는 5구째 들어온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왼쪽 펜스를 훌쩍 넘어갔고, 유리베는 환호하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극적인 역전 홈런으로 기세가 오른 다저스는 9회 켄리 잰슨을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만일 이 날 다저스가 시리즈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면 다저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을 뻔했다. 벼랑 끝 승부에서 어쩔 수 없이 2선발 잭 그레인키를 투입하고, 만일 5차전에서 승리해도 챔피언십시리즈에서의 선발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유리베의 '한 방'은 이 모든 우려를 깨버리는 속시원한 홈런이었다. 매팅리의 도박성 짙던 '승부수'도, 이 홈런으로 인해 성공한 카드로 바뀌었다.

극적으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최종 5차전 승자와 12일부터 챔피언십시리즈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