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 참석자들.

북한 기득권층은 시장의 개혁을 원하고 있으며, 이들을 북한 변화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중(北中) 관계 전문가인 진창이(金强一) 중국 옌볜대 교수는 26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북한회의 2013'에 토론자로 참석, "북한의 기득권층은 정치적 우산이 필요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시장에서 실현하고 있어 일정한 개혁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가까운 북한의 시장·금융 시스템을 언급하며 "(북한 기득권층은) 시장에서 돈을 벌면서도, 그 돈을 쌓아둘 곳이 없어 금융 시스템의 개혁을 원한다"며 "이처럼 북한 사회가 상당히 변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의 이러한 발언은 대북 관계에서 김정은 정권에만 집중해오던 전략과 그 초점을 다소 달리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진 교수는 "중국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문화대혁명을 통해 기존 보수·기득권층을 몰아냈기 때문"이라며 "북한 기득권층도 세력이 상당한만큼, 이들을 동력삼아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향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진 교수는 미국 등 국제사회가 주도해온 대북 제재 효과에 대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회의적인 의견을 밝힌 뒤, "어찌됐든 북한에도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제재를 가한다해도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일정한 움직임이 나오게 돼 밀수(密輸) 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한반도 문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북한 정권의 경직성"이라면서 "이것을 바꿔야 북핵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데, 오직 비핵화에만 집착하는 것이 어떤지에 대해 학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