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5명 중 4명 이상이 국내의 대표적인 비영리단체를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NPO 명성조사' 결과, 대표적인 비영리단체를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84.8%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같은 조사에 비해 24%나 늘어난 수치다. 국내 비영리단체(NPO) 수가 1만1193개에 달하지만(중앙행정부처 및 시도에 등록된 단체·2013년 6월 30일 기준), 일반인들은 비영리단체에 대한 관심도가 여전히 낮은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영리단체의 후원자 관리 노하우가 쌓이면서 기존 기부자들이 여러 단체를 후원하는 중복 기부는 늘었지만, 기부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에겐 NPO의 문턱이 높게 느껴지는 것"이라면서 "잠재적 기부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다양한 소통 방법과 모금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각 비영리단체의 인지도 역시 커다란 변화를 보였다. '국내 대표적인 비영리단체 3곳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해 일반인들은 월드비전(2.9%), 유니세프(2.6%), 대한적십자사(2.2%), 굿네이버스(2%),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1.6%) 순으로 답했다. 지난해 유니세프보다 인지도가 16.6% 낮았던 월드비전이 올해 1순위로 올라섰다. 반면 2순위(13.3%)였던 아름다운재단(0.8%)은 8순위로 떨어졌다. 올해 인지도가 올라간 비영리단체들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0위권에 속하지 못했던 아름다운가게가 7위(0.9%), 구세군이 9위(0.7%),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10위(0.6%)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5위였던 세이브더칠드런(1.9%)과 9위였던 기아대책(1%)은 올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NPO 전문가 명성조사

전문가 인지도 조사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관련 분야 교수와 언론 종사자, 비영리단체 및 문화예술 유관단체, 정부 관계자 등 1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조사(1~3순위 합산)에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45%), 아름다운재단(37%), 월드비전(37%), 굿네이버스(27%), 어린이재단(15%)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일반인들의 인지도는 낮았으나 전문가 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인지도가 크게 상승한 단체도 있었다. 지난해 10순위(3%)였던 어린이재단은 5순위(15%)로 인지도가 올랐고, 3순위(13.7%)였던 아름다운재단 역시 전문가 조사에서 월드비전과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 10위권에 들지 못했던 컴패션이 5%의 인지도를 기록하며 10위에 올랐다.

사회공헌 컨설팅 업체 플랜엠 김기룡 대표는 “전문가 조사에서는 지난해와 거의 동일한 단체들이 거론된 반면, 일반인들은 1년 새 해당 비영리단체를 금방 잊어버릴 만큼 인지도가 달라졌다”면서 “일반인들은 캠페인 광고나 홍보 매체 노출 여부에 따라 단체를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허인정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대표는 “모금 활동도 중요하지만 NPO 본래의 역할인 인식 개선, 권리 옹호 등 의제 설정 기능이 강화된다면, 인지도는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조사는 사회공헌 컨설팅 업체 플랜엠과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이뤄졌으며, 95%의 신뢰도에 오차 범위 ±3.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