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직후 검찰 일부에서 표출됐던 내부 동요는 각급 검찰청에서 평검사 회의 소집을 논의하는 등 부글부글하는 분위기였으나 16일에는 "진상 규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이번 사태 이후 평검사들이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은 15~16일 이틀간 총 6건으로, 이 중 3건은 법무장관의 총장 감찰을 비판하는 내용이고, 2건은 총장의 윤리성 문제와 수사 외압, 총장 음해 의혹을 모두 규명해야 한다는 내용, 1건은 총장이 결백하길 바란다는 내용을 담은 글이다. 댓글은 게시글마다 2~3개 정도 달렸고, 댓글이 없는 글도 있다. 201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지난해 한상대 전 총장 사퇴 파동 등 큰 이슈가 있을 때 매일 수십건의 게시글과 댓글이 달렸으나 이처럼 적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중앙지검의 이모 검사는 15일 "(총장의 혼외자 문제에 대해) 다수의 국민이 의혹을 갖는다면 그 자체로 검찰의 공정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총장의 혼외 아들 문제와 검찰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 모두 규명해야 한다"고 적었다. 법무부 박모 검사도 16일 "총장의 청렴성과 윤리성이 흔들리면 검찰의 모든 결정이 의심받을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공직 기강의 문제라는 지적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주지검 이모 검사는 15일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는 검찰의 정치적 예속화 시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한 부장검사는 16일 "행정부 공무원인 총장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김각영 총장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못 믿겠다'고 하니 곧바로 사표 내지 않았나"라고 했다. 형사부의 한 평검사는 "진실이 뭔지 도무지 모르겠고 뒤숭숭해 일이 손에 안 잡힌다"며 "진실이 밝혀져서 빨리 조용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