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존재 문제로 중도 하차한 데 대해 법조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면서도,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진실을 밝혀야 하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대다수 법조인은 "혼외 아들 존재가 사실이 아니라면 사퇴를 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채 총장이 사퇴의 변에서 "제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진실 공방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일부 법조인들은 "사퇴했으니 이쯤에서 양측 모두 마무리하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가부간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특히 채 총장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 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이상, 이 논란이 정치적으로 계속 악용되는 일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사로서의 능력이나 자세는 훌륭한 후배였는데 이렇게 물러나 안타깝다"면서 "솔직히 '나를 못 믿느냐'고 펄펄 뛸 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이렇게 나간 뒤 되짚어 보니 자기 아들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쯤에서 모두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채 총장도 결국 얼마 지나 잠잠해지면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소송 등 싸움을 그만두고 흐지부지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변호사회의 한 간부는 "정말 억울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채 총장이 유전자 검사를 강제할 수 없는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진행한다면, 싸움은 싸움대로 하고 논란은 논란대로 남겨둠으로써 검찰 조직을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검사장은 "사퇴하는 마당에 혼외 아들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는 건 가족들에 대한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하고, 이쯤 해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의혹 제기됐을 때부터 나갈 때까지 자신을 정치적 희생양인 것처럼 포장한 것은 끝까지 실망스럽다"면서 "향후 정치권에서 이용될 수 있는 논란이므로, 모두가 납득할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