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3자 회담을 갖는다. 민주당은 13일,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러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베트남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이어 같은 장소에서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당 대표와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의한 것을 받아들였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여야 대표와 회담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5선(選) 의원 출신인 대통령은 국회의 중요성과 정당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대통령은 지난 2월 당선인 신분으로 국회를 찾아 여야 대표를 만났고,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담이 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열리는 것도 대통령의 제안이었다.

야당은 작년 대선 때 발생한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을 문제 삼아 45일째 서울시청 앞 광장 천막당사에서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1일 시작된 정기국회는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한 번 열었을 뿐 국정감사·예산심의 등 기본적인 의사(議事)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국회법에 따라 지난달 말까지 끝내야 했던 2012년도 예산에 대한 결산심사도 무기 연기된 상태다.

정치 부재(不在)가 불러온 국회의 마비가 장기화되면 국정(國政)까지 멈춰 설 위험이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돼 있다. 그렇기에 대통령은 이 상황을 타개할 가장 큰 책임과 필요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번 회담은 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대통령의 정치력을 보여주는 무대이다. 야당 역시 이번 회담의 성패가 국민이 듣고 보기에 누가 더 합리적인 주장을 펴면서 포용력을 발휘하는가에 따라 갈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에 대해 '만나길 잘했다'는 국민의 평가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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