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는 내심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바라는 부산엔 최대 악재가 됐다. 부산시는 9일 올림픽 부산 유치 로드맵을 2028년 하계 대회를 겨냥해 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륙 순환 개최의 관례에 따라 2024년 유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계올림픽은 2008년 아시아(중국 베이징)→2012년 유럽(영국 런던)에 이어 남미(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016년 대회를 치른 다음 2020년 아시아(일본 도쿄)에서 개최된다. 동계 대회는 아시아(1998년·일본 나가노)→북미(2002년·미국 솔트레이크시티)→유럽(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북미(2010년·캐나다 밴쿠버)→유럽(2014년·러시아 소치)에 이어 2018년 한국 평창에서 개최된다.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특정 대륙에 몰아주지 않는 '관례'가 절묘하게 지켜지고 있다.

부산시(시장 허남식)는 지난 2005년에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공식 선언했다. 2002년 하계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대형 국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운 게 계기가 됐다. 2011년엔 하계올림픽 유치 타당성 조사 용역까지 실시했다.

하지만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 대회를 개최하면서 한 국가가 동·하계올림픽을 연속 개최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아래 유치 계획을 미뤘는데, 이번에 도쿄가 2020년 하계 대회를 개최하면서 전면적인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부산시 측은 "이번에 도쿄가 유치에 실패했으면 2024년 또는 2028년에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며 "도쿄가 2020년 대회를 유치한 상황인 만큼 2028년이나 2032년 대회 개최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잡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올림픽 유치는 부산시의 장기 과제인 만큼 차근차근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2020년 도쿄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릴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어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해양 관광 인프라를 더욱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