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태우 기자] 최근 마이클 영 영입으로 입지가 줄어들 위기에 처했지만 후안 유리베(34, LA 다저스)의 익살은 어디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독특한 패션으로 LA 다저스 선수단을 한바탕 웃음짓게 했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잭 그레인키의 7이닝 1실점 역투와 6회 터진 야시엘 푸이그의 솔로홈런 한 방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샌디에이고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다저스는 편안한 마음으로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 임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경기 후 다저스 클럽하우스가 웅성거렸다. 유리베의 패션 때문이었다. 이날은 덴버 이동이 예정되어 있어 선수들이 모두 정장 차림으로 갈아입고 교통편을 기다렸는데 유리베는 빨간색 계통 바지와 구두로 무장한 패션을 선보여 동료들과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저게 뭐야”라는 동료들의 핀잔에도 유리베는 아랑곳하지 않고 구단 직원들의 사진촬영에 임하며 주위를 더 웃음짓게 했다. 포즈도 말 그대로 '살아있었다'.

핸리 라미레스는 유리베를 보고 폭소를 금하지 못하고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럼에도 당당한 유리베에 결국 라미레스도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 자신의 휴대전화에 유리베의 사진을 담으며 한 수 접고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이 광경을 본 아드리안 곤살레스는 한참이나 얼어붙어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자신의 라커 앞으로 온 곤살레스는 유리베를 향해 “디아블로”(마왕)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유리베도 질세라 맞받아쳤다. 물론 악의는 아니었다.

다저스 선수단으로 치면 '신입생'에 속하는 브라이언 윌슨은 유리베를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으나 돌아온 것은 유리베의 반격이었다. 유리베의 큰 목소리에 '11억 짜리' 긴 수염을 자랑하는 윌슨도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아드리안 곤살레스, 맷 켐프와 함께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리더 중 하나인 유리베의 행동 덕분에 다저스 선수들은 웃음과 함께 콜로라도를 향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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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트위터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