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학원가 주체사상의 대부로 통했던 김영환씨가 28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진보인사 10명의 내란 음모 의혹에 대해 “운동권 상식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영환씨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그쪽 계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보통 이보다 더 낮은 수위의 얘기도 3~4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하지 않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한 말이라면 지나가는 말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이 경기동부연합의 모임에서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고 주요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라고 주문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기동부연합과 통합진보당의 성향을 보면 이들이 내란 모의를 할만한 개연성은 있다”면서도 맥락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 등이) 술을 마시면서 농담 식으로 비슷한 말을 수시로 하는 사람들인 만큼 어떤 맥락에서, 얼마 만큼의 중요성을 두고 한 얘기인지 자세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씨는 “이 의원이 경기동부연합이 주축인 통진당의 확실한 리더”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기동부연합 세력의 특징을 “비이념형 종북(從北)세력”으로 규정했다.

김씨는 “과거에는 주체사상을 연구하던 사람들이 경기동부연합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과거 이념형 지도자들에 이끌려왔다가 남은 사람들이 주축”이라며 “이들은 이론 개발보다는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고 반미활동을 하며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전에 함께 활동했던 이 의원에 대해 조직장악력이 돋보였던 리더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1989년 반제청년동맹이란 조직을 만들어 활동했는데 그때 이 의원을 처음 만났다”며 “1992년 내가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 중앙위원장을 할 때 이 의원이 핵심간부였는데 조직 노선을 잘 따랐고 경기동부연합에 대한 조직장악력도 매우 높았다”고 했다.

또 “이 의원은 민혁당의 2인자로 알려진 서울대 법대생 하영옥과 방위병 생활을 같이한 것이 인연이 돼 반제청년동맹에 들어오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김영환씨는 1989년 노동당에 입당하고 밀입북해 김일성 당시 주석을 만난 뒤 법대 동기인 하영옥씨 등과 함께 민혁당을 조직했다. 1999년 구속된 뒤 사상 전향서를 쓰고 풀려났다.

1980년대 김씨가 쓴 ‘강철서신’은 운동권에 주체사상 교본으로 통할 정도로 유명했다. 김씨는 현재 북한민주화 네트워크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와 함께 민혁당 사건으로 기소됐던 하씨는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의원도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