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공군 합동 훈련을 보도한 미국 알래스카의 뉴스마이너.

최근 미국 알래스카 깊숙한 곳 델타정션 지역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가 사상 첫 합동 훈련을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미군이 주도하는 다국적 공군 훈련인 레드 플래그 2013의 일환이었다.

알래스카 현지 언론매체인 ‘뉴스마이너’는 19일(현지시간) 레드 플래그 훈련 계획을 짠 미 공군 353 전투훈련단의 파가노 중령의 말을 인용해 “한국 공군과 일본 항공 자위대가 합동 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라며 “역사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의 두 동맹국이 함께 연습하는 것이 올해 훈련의 정점(頂點)”이라며 “미국과 두 동맹국이 공동의 적에 맞서 협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뉴스마이너는 “지금까지는 한·일 두 나라가 따로따로 훈련에 참가해 왔다”며 “이번 훈련에는 한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가 보잉사의 F-15 전투기 6대씩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자위대원 150명도 파견했다.

공군에 따르면 래드플래그 알래스카는 미군이 우방국 공군을 초청해 광대한 알래스카의 훈련공역을 제공하고 동맹국 간의 연합작전능력을 증진시키는 훈련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실시된 이번 훈련은 한·미·일·호주 4개국의 전투기ㆍ공중급유기ㆍ전자전기ㆍ수송기ㆍ 공중조기경보기 등 30여대가 공격편대군을 구성하고, 10여대의 가상적기와 교전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때 우리나라의 F-15K 전투기는 다른 참가국 전투기들과 함께 연합편대군 전력을 보호하기 위한 초계비행을 실시했다고 공군은 밝혔다.

공군은 “훈련에서 한국의 한국 F-15K 전투기들이 일본의 C-130 수송기를 엄호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연합편대군 안에 일본의 수송기 2대가 포함된 것에 불과하다”며 “과거 우리 공군 수송기가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했을 때에도 일본 전투기가 포함된 편대군 훈련에 함께 투입된 바가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베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추진을 노골화하고 있는 시기에 한일(韓日) 합동 군사훈련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21일 “국방부는 제정신이냐”라고 비판했다. 홍성규 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 ‘나치의 개헌 수법을 배우자’는 일본 아소 부총리, ‘개헌은 역사적 사명’이라는 아베 총리에게 우리 정부의 답은 사상 첫 공군합동훈련이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광복절이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정부당국과 국방부는 대체 제정신인지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따끔한 경고메시지 없이 원론적 언급에 그쳤던 박근혜 대통령의 경축사는 이 치욕적인 훈련일정을 감안한 것이었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군은 “이번 래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의 의미는 우리공군 전투기(F-15K)가 영공을 벗어나 미 공군의 공중급유를 받으며 알래스카까지 진출하여 훈련에 참가했다는데 역사적 의의와 상징성을 갖고 있다”며 “훈련이 시작되면 국적은 큰 의미가 없고 동맹국 전투기들이 함께 섞여 임무를 수행하며, 훈련 스케줄은 미군이 주관해서 짜게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군은 한일 합동 군사훈련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훈련 성과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 훈련단과 전 공군 장병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켰다”며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