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후가 이미 아열대에 속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재난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

19일 뉴시스-HCN충북방송 공동기획 ‘시선집중 파워인터뷰’에 출연한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앞으로 한반도를 위협하는 최대 재난은 폭염과 가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국가위기관리 전문가다.

그는 “5∼6년 전만 해도 지구 온난화를 언급하면 ‘비현실적인 얘기’란 지적을 받았지만 이미 기후변화,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한반도에도 직접 미치는 시기가 됐다”며 “그만큼 한반도에도 ‘거대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몇 해 전만 해도 같은 생활권인데도 한쪽에선 폭우가 쏟아지고, 한쪽에선 눈이 오는 현상이 오리라 예측하지 못했지 않으냐”며 “국가 차원의 체계적·정기적 대응재난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2003년 유럽에서 폭염으로 3만 5000명의 초과사망자(연평균 사망자 외에 초과로 사망한 자)가 발생했고, 2010년 ‘눈의 나라’ 러시아에선 5만6000명이 (폭염으로) 사망했다”며 “이상기후 현상이 이미 시작됐는데 유럽과 러시아가 효과적으로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뭄도 이젠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에선 일상적인 재난이 됐는데, 문제는 가뭄화를 넘어 사막화가 진행된다는 점”이라며 “중국에선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6배가 넘는 땅이 사막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올여름 전국적으로 총 500여 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행 근로자 업무시간은 폭염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시대에 만든 것인 만큼 '중간휴식제' 등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가뭄과 폭염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 시스템을 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