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하는 식이 행동이나 습관이 나트륨 과다 섭취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한국인 식이 패턴 설문 조사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싱겁게 먹기 실천연구회(대표 김성권·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조선일보는 최근 한국갤럽조사연구소를 통해 19세 이상 성인 828명을 대상으로 '평소에 얼마나 짜게 또는 싱겁게 먹는지'를 알아봤고, 이에 따른 식습관이나 식이 행동 차이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짜게 먹는 그룹은 전체의 51.7%, 싱겁게 먹는 그룹은 46.9%였다. 대략 반씩 나뉜 셈이다. 이 중 짜게 먹는 그룹에서는 10명 중 2명이 설렁탕이나 죽, 수프 등을 먹을 때 맛도 보기 전에 음식에 소금부터 치는 습관이 있었다. 싱겁게 먹는 그룹에서는 10명 중 1명만이 그랬다. 곰탕이나 갈비탕 등 탕 종류를 먹을 때 넣는 소금량을 물어보니, 으레 소금 한 찻숟갈을 넣는 경우가 짠 그룹(30.8%)이 싱거운 그룹(12.2%)의 3배가량이었다. 국이나 탕, 찌개 등 국물 음식을 매일 먹는 비율도 짜게 먹는 그룹이 싱겁게 먹는 그룹보다 12%포인트 높았다.

짭조름한 맛의 햄·소시지·베이컨 등 육류 가공식품과 장아찌·오이지 등 소금에 절인 음식을 사다 먹는 횟수도 짜게 먹는 그룹에서 월등히 많았다. 나트륨 함유량이 많은 대표적 음식인 라면을 먹는 횟수도 마찬가지였다. 짠맛에 익숙한 사람은 음식 종류를 가리지 않고 짠 것만 골라 찾는다는 얘기다. 전이나 밑반찬 등 미리 조리된 음식을 시장에서 사먹는 횟수, 그리고 가정식보다 염도가 높은 외식을 하는 빈도도 짠 그룹이 싱거운 그룹보다 2배가량 많았다. 반면, 싱겁게 먹는 그룹에서는 28.1%가 가공식품을 고를 때 나트륨 함량이 적힌 영양 표시를 챙겨 보는데, 짜게 먹는 그룹에서는 15.1%만 챙겨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은 고혈압 환자다(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하지만 이들의 절반(52%)은 고혈압이 있으면서도 자신이 고혈압인 줄 모르고 지낸다. 자기가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하루 소금 섭취량이 4.4g으로, 모르고 지낸 고혈압 환자보다 소금 섭취량이 20% 적다. 서울대병원 김성권 교수는 "고혈압을 인지하는 환자들은 가급적 싱겁게 먹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기 혈압을 정확히 알고, 잘못된 식이 행동을 고쳐나가는 것이 나트륨 과다 섭취에 따른 심장병·뇌졸중, 만성 신장병 발생을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