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고대 문화의 보고(寶庫)인 중국 둔황 석굴에서 삼국시대부터 고려까지 고대 한국인의 복식과 의관(衣冠), 생활상을 보여주는 인물상이 무더기로 확인됐다.
둔황연구원 리신(李新) 연구원은 5일 경주시 우양미술관에서 경상북도 주최, 동국대경주캠퍼스박물관 주관으로 열린 '제2회 경주 실크로드 국제 학술회의' 발표를 통해 "막고굴·유림굴·서(西)천불동 등 둔황 석굴군(群)의 석굴 중 40개에서 고구려·백제·신라·고려인이 그려진 그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리 연구원은 "주로 불경(佛經)을 소재로 한 둔황 석굴 벽화에는 인접 각국의 왕과 사신, 불교 신자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관모(冠帽)와 복식·외모 등으로 판단할 때 '열반경' 벽화 7개, '유마힐경' 벽화 29개, '범망경' 벽화 3개에서 고대 한국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둔황 석굴군에서도 가장 큰 벽화인 막고굴 제61굴의 '오대산도(五臺山圖)' 안에서 확인된 '신라왕탑(新羅王塔)' '신라송공사(新羅送供使)' '고려왕사(高麗王使)' '보리지암(菩提之庵)' 등 고대 한국과 관련 있는 그림 4점은 역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둔황 석굴에서는 그동안 고대 한반도의 특징적 모자인 조우관(鳥羽冠)을 쓴 인물상과 장구를 치는 모습 등 고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간헐적으로 발견됐지만 전체적인 실태가 밝혀지기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