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前) 대통령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에게 "작계(작전계획) 5029라는 것을 미국 측이 가지고 우리에게 가는데(가지고 왔는데) 그거 '지금 못 한다' 이렇게 해서 없애버리지 않았습니까"라고 말했다.

작계(作計) 5029는 북한 급변 사태를 유형별로 구분해 한·미 연합군의 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작전계획을 뜻한다. 1996~1997년 북한 붕괴가 임박했다고 판단했던 미국은 1999년 이에 대비해 '개념계획 5029'를 만들었다. 개념계획은 병력 동원, 부대 배치 등 구체적 계획이 담겨 있지 않은 추상적 수준이었다.

노무현 정부 들어 한·미 군 당국은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구체화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북한에 대한) 주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반대한 것이다.

군 소식통은 "당시 미국 측 인사들은 한국 정부의 태도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한·미는 1년여 준비 기간을 거쳐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돌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작전계획 5029는 ▲북한 정권 교체 ▲쿠데타 등에 따른 북한 내전 ▲핵·생화학무기·미사일 등 대량 살상 무기의 반군 탈취 또는 해외 유출 가능성 ▲북한 주민 대량 탈북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작전 ▲북한 체류 한국인에 대한 인질 사태 등 6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