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모든 것이 완벽했다.

괴물 류현진이 메어지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낚았다. 2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에서 시즌 11번째로 등판해 9회까지 무사사구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완봉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투구가 단 하나의 흠도 없을 만큼 완벽함 그 자체였다.

먼저 직구의 힘이었다. 류현진은 초반부터는 패스트볼 위주로 구사했다. 초반에는 93마일짜리를 던지더니 8회네는 95마일(153km)짜리 직구가 나왔다. 초반 직구의 비율이 70%를 넘어섰다. 정교한 제구력으로 주로 바깥쪽으로 찔러오는 직구에 에인절스 강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렸다.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구속은 훨씬 높아보였다.

두 번째는 제구력이었다. 무사사구에서 나타나듯 한치의 오차도 없이 원하는 곳에 모두 집어넣었다.  제구력이 완벽하게 들어가면서 투구수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에인절스 타자들은 류현진에게서 볼넷을 고를 수 없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렸으나 땅볼 아니면 뜬공, 아니면 헛스윙이었다.

세 번째는 구종의 변화였다. 초반에는 가끔 커브를 던져 타이밍을 뺏었다. 그리고 6회부터는 직구의 구속이 줄어든 6회부터는 커브가 아닌 체인지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6회 마지막 타자 에릭 아이바는 직구처럼 들어오다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찔러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제구력이 먹혀들면서 효율성도 뛰어났다. 예전에는 홈런을 의식해 빠지는 투구를 했지만 이날은 제구력을 앞세워 초구부터 적극적인 투구를 하면서 투구수를 줄였고 당연히 소화 이닝도 많아졌다.  에인절스 타자들은 회로가 망가졌는지 류현진의 현란한 투구에 방망이를 헛돌리기 일쑤였다.  7회를 마친 이후 83개에 불과했다. 이닝당 12개에 불과할 만큼 효율적인 투구였다.

급해진 상대를 농락하는 노련미도 보였다. 힘을 비축한 류현진은 8회에는 켄드릭을 상대로 잇따라 95마일(153km)짜리 공을 잇따라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그리고 갑자기 스윽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져 6번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0번째 타자 이아네타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류현진의 투구는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는 완봉 야욕을 드러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다시 패스트볼로 상대를 윽박질렀다. 첫 타자 브랜단을 상대로 93마일짜리 몸쪽 빠른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1번타자 아이바는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3루수의 호수비로 막았다. 마지막 타자 트라웃을 맞아 94마일 바깥쪽 직구를 연속으로 찔러 2루 땅볼로 요리하고 활짝웃었다.  완벽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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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백승철 기자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