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가동 중단 50일째를 맞은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 28일 "(입주 기업 관계자들이 방북하면) 제품 반출 문제를 포함해 공업지구 정상화와 관련한 어떠한 협의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당 외곽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은 신변 안전과 같은 공연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으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성원들을 함께 들여보내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북한이 공단 정상화 문제에 대해 협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기존 입장보다는 다소 진전된 것처럼 보인다. 최근까지도 북한은 우리 측의 개성공단 정상화 요구에 대해 '한갓 요설' '오그랑수(술수)'라고 비난하며 '근본 문제 선(先)해결'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자기들의 '체제 존엄'을 모독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 등이 개성공단 사태를 일으킨 근본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60~70代 軍원로들이야 비를 맞든 말든… - 북한 김정은(30) 노동당 제1비서가 인민군 제313군부대 산하‘8월 25일 수산사업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김정은 혼자 우산을 쓴 채 무언가를 지시하는 가운데 60~70대의 군 수뇌부는 비를 맞으며 수첩에 지시 사항을 받아적고 있다. 이번 현지 지도에는 최근 김정은 특사로 중국을 다녀온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김격식 군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등 군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일개 수산사업소 시찰에 군 수뇌부가 총출동한 것은 이례적이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북한이 공개하지 않은 군 관련 주요 일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은 당국 간 실무 회담을 갖자는 우리 정부의 제의(지난 14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생떼' '오그랑수'라며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조평통이 방북 허용을 시사한 개성공단관리위 주요 관계자들은 정부 당국자가 아니라 퇴직 공무원 등 민간인 신분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은 우리의 당국 간 대화 제의에는 답하지 않으면서 민간단체에 당국의 참여를 제안하는 등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은 이러한 여론 분열 기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진정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우선 우리 측이 제의한 당국 간 대화에 조속히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조평통 대변인 담화는 약 2400여자 분량이었다. 이 중 개성공단 정상화 등을 언급한 부분은 197자에 불과했다. 나머지 2200여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담화는 "감히 우리의 최고 존엄을 직접 걸고 (경제·핵 건설) 병진 노선을 도박이라고 심히 모독한 장본인이 박근혜"라며 "상대에 대한 초보적 예의도 지킬 줄 모르면서 그 누구에 대해 신뢰니, 언행 자제니 하는 말을 입에 올릴 체면이 있는가"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을 계속하는 북한이 정말 우리와 대화할 생각이 있는지가 궁금하다"고 했다. 통일연구원의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선택을 놓고 한국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나게 해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향후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