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가 홍경택의 '연필 I(Pencil I)'이 26일 밤 열린 홍콩 크리스티 '아시아 20세기 현대미술 이브닝' 경매에서 663만 홍콩달러(약 9억7100만원)에 낙찰됐다.

홍콩 크리스티에서 팔린 한국 작품 중 최고가격. 경매전 추정가는 400만~600만홍콩달러였다. 이 작품은 지난 2007년 5월 같은 경매에서 648만 홍콩달러(당시 환율 기준 7억8000여만원)의 홍콩 크리스티 한국 작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경매의 낙찰 총액은 4억1495만 홍콩달러(약 600억원)이었다.

'연필I'은 은 캔버스 3개를 이어 붙인 총 581×259cm 크기의 대작이다. 국내에서도 꾸준한 평가를 받았지만, 홍경택은 특히 홍콩 크리스티에서 유별난 사랑을 받은 한국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뛰어난 묘사·표현력을 통해 시각적 쾌감을 주는 작품으로 특히 아시아 지역 컬렉터의 관심을 끌었다. 웨민준, 장샤오강 등 중국의 구상 화가들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시기와 겹친다. '연필 I'이 이번에 다시 최고가로 재판매되면서 작품의 해외 시장 경쟁력을 재증명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