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윤중천(52)씨의 별장 성 접대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윤씨가 지난 2010년 강원도 춘천 P골프장 공사 하도급을 따내는 과정에서 브로커를 통해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로비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4일 대우건설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했고, 이날 관련 장부를 압수했다.

당시 윤씨가 운영하던 동인건설은 170억원짜리 클럽하우스와 토목공사 일부 등 260억원 규모의 공사를 따냈다. 이는 동인건설이 당시 수년 동안 따낸 공사 중 가장 큰 규모였다. 대우건설 측은 "당시 5개사 경쟁 입찰에서 최저가 낙찰된 것이고, 동인건설이 지역 협력 업체여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측은 당시 회사 고위 관계자가 윤씨가 수주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첩보를 입수, 자체 감사를 벌이고 감사 결과를 사장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경찰은 윤씨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 차관을 곧 소환하기로 하고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김 전 차관이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다수의 여성으로부터 성 접대를 받고 윤씨가 고소된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혐의(알선수뢰)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성 접대에 동원됐다고 주장하는 다수의 여성으로부터 '강원도 별장뿐만 아니라 서울 역삼동의 술집과 오피스텔에서 윤씨의 강요에 의해 김 전 차관을 성 접대했다', '윤씨가 사업과 사건 관련 내용을 김 전 차관과 많이 상의했고 실제로 김 전 차관이 힘을 써줬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2003년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한방천하 상가 개발비 7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되기도 했다.

경찰은 윤씨에 대한 조사는 마무리돼 윤씨를 추가로 소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윤씨 혐의에 대해 몇 가지 더 확인할 것들이 남아 바로 신병 처리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조선닷컴은 대우건설 압수수색과 관련한 기사에서 윤중천 씨가 동인건설의 대표를 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윤씨는 동인건설의 대표를 맡은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