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등훈련기 T-50.

우리 공군의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 수주전에 참여 중인 미국 록히드마틴과 보잉도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KF-X)에 2조원을 현금 투자하겠다"고 밝힌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에 만만치 않은 조건을 내놓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보잉은 각각 국산 고등훈련기 T-50의 미국 진출, 항공전자장비센터 국내 건립 등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T-50 고등훈련기를 공동개발 중인 록히드마틴의 메릴린 휴슨 회장은 최근 2014년에 새 기종으로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T-38 훈련기 대체 기종으로 T-50 고등훈련기가 선정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에게 직접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골든 이글'로 불리는 T-50은 KAI와 록히드마틴이 13년 동안 2조원을 들여 공동개발한 고등훈련기로 최초의 국산 초음속 비행기다. 2005년 처음 생산된 T-50은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훈련기 사업에서 이탈리아의 M-346과 가격 경쟁에서 밀려 탈락했지만, 2011년 인도네시아에 총 16대를 4억 달러(약 4316억원)에 납품하는데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4년에 이뤄질 미국 훈련기 획득사업(T-X)은 미국의 고등훈련기 400~500대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100억 달러(약 11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T-50 외에도 이탈리아 M-346, 영국 호크-128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T-50은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어서 1대를 팔 때마다 이 회사가 150만 달러를 로열티로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입장에선 외국 제품을 구매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록히드마틴은 T-50 선정 이외에도 부품 국내 생산, 기술협력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KF-X 사업에 우리는 ‘F-35A 한국 내 부품생산 및 KF-X 개발 참여’ 등을 제안했다”며 “록히드마틴은 이번 KF-X 개발 협조를 통해 한국 항공산업과 기술력이 더욱더 발전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KF-X 사업 기술협력을 위해 많은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상당 수준의 인력도 한국에 배치하는 등의 지원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F-15SE로 F-X 3차 사업에 참여하는 보잉도 경북 영천에 항공전자장비 유지·보수·정비(MRO)센터 설립사업 투자신고서에 서명하는 등 최대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섰다. 현재 보잉 측은 대구 공군기지(K-2)와 가까운 영천지역에 항공전자장비 MRO센터 건립 부지에 대한 평가와 실사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및 다른 국가에서 운용 중인 여타 기종에 대한 항공전자장비 부품 테스트와 정비 등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