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기강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홍보수석실의 팀워크는 청와대 출범부터 삐거덕댔고, 그게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화근이었다는 것이다.

홍보수석실의 서열은 '홍보수석-홍보기획비서관-대변인-국정홍보비서관-춘추관장' 순이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이남기 수석은 물론 최형두 홍보기획비서관보다 아래인 '서열 3위'에 해당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지만 이남기 홍보수석은 윤 전 대변인을 전혀 장악하지 못했고, 윤 전 대변인도 이 수석을 사실상 상급자로 대우하지 않았다"며 "회의 때 이 수석이 의견을 내면 윤 전 대변인이 '그게 아니다'며 끼어드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했다.

이 수석은 방송국 예능 PD 출신이고, 윤 전 대변인은 노태우 정권 때부터 정치권과 언론을 오간 사람이다. 청와대 직원들은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이 이 수석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하고 행동했다"고 했다. 또한 "조직 장악력이 약했던 이 수석은 이를 그냥 내버려뒀다"는 말이 나왔다.

김행 대변인과 윤 전 대변인도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았다. 임명된 지 얼마 안 돼 청와대 안에서 "두 사람이 중요한 브리핑은 서로 자기가 하려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직원들은 "두 사람 말이 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많았다"고 했다.

두 사람 간 신경전은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누가 따라가느냐를 놓고도 벌어졌다. "두 사람이 박 대통령의 첫 순방을 수행하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결국 윤 전 대변인이 이겼다"며 "두 사람이 대통령 해외 순방을 교대로 가기로 했고 내달 예정된 방중(訪中)에는 김 대변인이 따라갈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윤창중 사건'은 이런 부실한 팀워크에서 비롯된 '예고된 참변(慘變)'이란 지적이다. 윤 전 대변인은 미국 현지에서 한 차례 브리핑을 한 것 외에 거의 따로 움직였다. 윤 전 대변인은 여성 인턴을 포함해 새벽 5시까지 술자리를 하면서 이 수석의 지휘권 밖에 있었다.

급기야 윤 전 대변인의 귀국 경위를 놓고 "이 수석의 지시였다"(윤 전 대변인) "선임행정관과 상의하라고 했을 뿐 그런 적 없다"(이 수석)며 두 사람이 서로 손가락질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전광삼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이 윤 전 대변인의 귀국 과정을 조율하고 나중에 이 수석에게 보고한 것, 이 수석이 사건 인지 26시간 만에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도 홍보수석실의 '보고 체계'가 무너진 것이란 지적이다.

한편, 방미를 수행했던 청와대 직원들은 '귀국 종용'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변인이 어디 이 수석 말을 들을 사람이냐"고 말하고 있다.

[[찬반] 윤창중 파문 대통령 사과, 적절했다 vs. 인사실패 빠진 부족한 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