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한 명을 낳아 대학 졸업시킬 때까지 드는 돈이 3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혼부부가 결혼하는 데 드는 비용도 남녀 각각 7500여만원과 52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여성도 신혼집을 구하는 데 비용을 부담하는 풍조가 생기면서 여성의 결혼 비용 지출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0일 발표한 '2012년도 전국 결혼·출산 동향 및 출산력·가족 보건복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자녀 1인당 총양육비는 3억896만원으로 2009년 조사(2억6204만원) 때보다 18%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남녀 1만338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월 양육비는 118만9000원으로 3년 전(2009년 100만9000원)에 비하면 18%, 9년 전(2003년 74만8000원)에 비하면 59%나 늘었다.

이처럼 자식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늘어난 것은 최근 들어 식료품비가 껑충 뛴 탓도 컸다. 2009년만 해도 자녀 1인당 먹이는 데 드는 월 식료품비가 15만6000원이었는데 2012년엔 이 비용이 20만4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사교육비(2012년 22만8000원)는 2009년 조사(23만원)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아이를 낳아서 대학 졸업시키기까지 약 22년을 키우는 동안 시기별로는 자녀가 대학교(만 18~21세)에 다닐 때 돈이 가장 많이 들었다. 대학 4년간 총양육비는 7708만8000원이었다. 대학 등록금 비중이 높기 때문이란 게 보건사회연구원의 설명이다. 초등학교(만 6~11세)·고등학교(만 15~17세)에 다닐 때도 각각 양육비 부담이 7596만원, 4719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들어 '작은 결혼식'을 올리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어 신혼부부가 결혼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2012년 사이 결혼한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남녀 각각 결혼하는 데 드는 비용이 평균 7545만6000원과 5226만6000원이었다. 이는 2007~2009년 사이에 결혼한 남성(7299만8000원)과 여성(3263만2000원)이 부담한 비용보다 각각 3%, 60% 증가한 수치다.

여성의 결혼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선임연구위원은 "전세금 상승 등으로 인해 신혼집을 장만하는 부담이 커지자 여성들도 신혼집 마련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