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심권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누이인 김설송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은 제1위원장보다 열살 정도 위의 이복누나인 김설송은 김정일의 두번째 부인이면서 본처로 인정받았던 김영숙과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주간지 시사인은 1일자 최신호에서 해외의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과감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전쟁 위협 등은 아직 미숙한 김정은이 주도했다기 보다 김설송이 배후에서 노련하게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글 회장의 방북,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 북한의 대외 정책과 전략을 주무르는 이도 김설송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김정은이 김설송을 어머니처럼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김설송은 1974년 12월 30일 생으로 김일성 종합대학 정치경제과를 졸업했다. 그녀의 스승은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의 부인인 박순옥으로 알려져있다. ‘눈 덮인 소나무’란 뜻의 설송(雪松)이란 이름은 김일성이 직접 지어줬다. 키 165cm에 긴 생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나, 권력수업을 받으면서 북한 여성의 전형적 헤어스타일인 어깨길이 곱슬머리로 바뀌었다. 그녀의 남편은 ‘정씨’로만 알려져있으며, 북한의 가장 큰 돈 줄인 군의 제2경제위원회를 맡고 있다.

김설송은 북한 내에서 김정일의 본처로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가 아니라 김설송의 어머니 김영숙이 인정받고 있는 점 때문에 김정은보다 적통으로 평가받는다. 김영숙은 김정일이 노동당 중앙위원회에 있을 때 사무실의 타이피스트로 있다가 1973년 김일성의 소개로 김정일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숙의 부친이 일제시대 김일성과 빨치산 전투를 함께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 등 일부 외신은 김설송을 장성택, 김정남과 함께 권력투쟁을 벌일 인물로 소개하기도 했다.

시사인은 김설송이 대학 졸업 직후인 1990년대 말부터 김정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위업무와 일정관리 등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심지어 김정일에게 올라가는 모든 보고를 점검하는 일을 담당했다고 전했다. 2006년 러시아의 코머센트데일리는 “김설송이 북한 인민군 내에서 중령에 해당하는 계급을 갖고 있으며, 김정일의 개인비서 겸 안전 최종점검 특수임무를 맡는 등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시사인은 또한 김정일이 김설송을 자신의 후계자로도 생각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김정일 위원장은 2007년까지도 다른 아들들보다 김설송을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해왔으나 남쪽에서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늦춰지면서 김설송의 후계자 지명도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김설송이 컴퓨터 분야의 전문가이며, 북한의 컴퓨터 관련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시사인은 1990년대부터 그녀를 주목해왔다는 한 전문가의 말을 빌려 “김설송이 컴퓨터 분야를 매킨토시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배웠고, 그 과정이 북한의 정보기술 분야 발전과 맞물려 있다”며 “지금도 (자신의) 정보기술 분야의 전문성과 군의 핵심부를 통제하는 남편의 힘으로 북한의 의사결정 중추를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