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3주기를 앞둔 지난 주말 시민과 학생 2000여명이 조기(弔旗)가 걸린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를 찾았다. 해군 2함대에 전시된 천안함을 보기 위해서다. 2010년 5월 천안함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 뒤 지금까지 천안함을 찾은 사람은 모두 56만8000여명이다. 현역 장병 19만9000여명, 내국인 35만4000여명, 외국인 1만5000여명 등이다.

천안함 폭침 3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군 의장대가 천안함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의 얼굴이 새겨진‘호국의 별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그러나 해군 2함대 관계자는 "정작 이곳에 가장 먼저 왔어야 할 사람들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로 천안함 침몰에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들이다. 해군 2함대는 "천안함 침몰 후 '좌초설' '내부 폭발설'은 물론이고 '자작극'이라는 막말까지 쏟아냈던 단체 중 공식적으로 이곳을 찾은 단체는 단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천안함 방문을 신청한 단체는 현재까지 5000개가 넘는다. 56만8000여명 중 90% 이상이 이런 단체 방문객이다. 그러나 이 단체 목록 중 천안함 침몰에 의혹을 제기하고 '진실을 규명하라'며 당시 수차례 집회까지 열었던 40여 단체는 없다. 천안함이 어뢰 공격을 당했다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 '국제사회가 천안함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던 참여연대도 목록에 없다. 해군 관계자는 "아무것도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천안함이 공개됐다는 소식을 가장 반기고 달려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현장은 찾지 않으면서 일부 언론을 통해 계속 의혹만 제기하는 모습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근 '천안함은 좌초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고, 지속적으로 천안함 좌초를 주장해 해군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작년 5월 해군 2함대를 찾았다. 그러나 재판 중에 이뤄진 현장검증을 위한 것이었다. 신 대표는 당시 천안함 앞에서도 "어뢰는 없었다. 천안함은 좌초했다"는 주장만 반복했다고 해군 측은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방문한 사람이 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천안함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잘못된 것이었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천안함 폭침 3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추모객들이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를 찾았다. 두 동강이 난 천안함 함수와 함미 사이에 모인 추모객들이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함대에 전시된 천안함에는 어뢰 공격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다. 엄청난 압력에 휘어지고 움푹 들어간 철제 구조물과 불타지 않고 끊기기만 한 전선들이 그것이다. 각각 좌초설과 내부 폭발설을 부정하는 증거다. 좌초했다면 철제 구조물에 크게 긁힌 자국이 있어야 하고, 내부에서 폭발이 있었다면 끊긴 전선에 불탄 흔적이 남았어야 하기 때문이다.

천안함에 대한 의혹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천안함을 방문하러 온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어뢰 때문에 침몰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라는 것”이라며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면 ‘이제야 제대로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간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숨진 장병 유가족의 가슴에 또다시 못을 박는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