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보이스코리아'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전 시즌과 비교해 차별화로 내세웠던 포인트들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자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를 따라가듯, 출연자들의 목소리가 아닌 사생활을 전하고 상향 평준화됐다던 참가자들의 실력은 정작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일 방송된 '보이스 코리아2'는 최고 시청률 4.3%(닐슨코리아 케이블유가구 기준 엠넷, KM, 온스타일, 스토리온 합산 집계), 평균 3.6%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각각 0.1%P, 0.3%P 상승한 수치다. 지난 주 방송에서 박의성, 이시몬 등 화제의 주인공을 낳은 데 이어 이번에는 송수빈, 유다은, 배두훈 등을 선보였다.

하지만 꾸준히 '보이스 코리아2'를 시청하고 있자면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띈다. '목소리만으로 뽑는다'는 프로그램의 모토에도 불구, 개인적인 성격과 사생활, 어두웠던 과거까지 상세히 소개되고 있는 것. 블라인드 오디션에서는 코치들의 선택이 100% 작용하지만 생방송 무대에서는 시청자 투표가 더해지는 만큼 큰 영향력을 미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자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출연했던 김현지의 무대를 방송 초반부터 예고했지만, 이날 공개된 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기 전까지 모습과 눈물을 흘리는 모습뿐이었다.

참가자들이 곡과 하나가 됐다는 느낌보다는 노래를 따라간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시즌1에서 '신데렐라'를 불렀던 배근석, '텐미닛'으로 올턴에 성공한 유성은, 미친 고음의 소유자 손승연까지 블라인드 오디션에 임한 참가자들은 곡과 혼연일체가 된 1분 20초로 감동을 안겼다. 담담하게 부른 '이별택시'로 장재호는 신승훈 코치의 선택을 받기도 했다. 첫회부터 빵빵 터졌던 '보이스 코리아1'을 떠올릴 때 이번 시즌은 잠잠한 분위기다.
   
앞서 '보이스 코리아2' 측은 첫 방송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코치, 제작진은 같지만 달라진 장치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라는 포부를 비친 바 있다. 다양한 시대, 장르의 곡들을 찾아 선곡할 예정이라는 사실과 상향 평준화된 참가자들의 등장, 또 '스카우트 제도'의 도입 등을 예로 들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차별화 포인트가 부각되지 못하는 분위기.

특히 스카우트 제도는 블라인드 오디션, 배틀라운드를 지나서야 그 묘미가 빛을 발하게 되는 셈인데 그 전에 목소리만으로 평가하는 '보이스 코리아2'의 정체성이 되살아나야 비로소 이전의 영광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보이스 코리아'가 인기를 얻은 건 '고퀄'의 가창력을 가진 참가자들이 동시에 뿜어내는 에너지 덕이었다. '오디션 끝판왕'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예능적 변화가 아니라 초심을 기반으로 한 진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