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에서 입학식 축사를 하고 있다.

한류 아이돌그룹 '소녀시대', '동방신기' 등을 배출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61) 회장이 서울대 입학식에서 축사를 했다.

서울대 농기계학과 71학번인 이수만은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내 종합체육관에서 진행된 '2013학년도 입학식'에서 '자부심', '도전', '자기책임', '사회적 책임' 등 4가지 키워드로 축사를 진행했다.

먼저 '자부심'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회장은 "이제 'K-POP'은 '미국 진출'이라는 말처럼 어디로 진출한다는 말은 적합한 표현이 아니다"라며 "이미 한국에서 발표한 새 곡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표한 것과 마찬가지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마이클 잭슨이 한국 진출을 선언하지 않았음에도 그의 신보가 나오면 우리가 한국에서 그 음반을 사고 들었던 것과 같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코리아 브랜드'를 어떻게 융성시킬지 답을 찾아봐 달라. 앞으로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미래 후손들의 자부심, 교만이 아닌 자부심을 위해서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두 번째로 '도전'과 관련해 자신의 과거 일화를 이야기했다. 그는 "영국의 클리프 리처드, 홍콩의 진추하 등에게 열광하는 국내 팬들을 보며 '해외 가수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인기를 얻는데 왜 우리는 해외에서 그렇게 되지 못할까'라는 오기가 발동했었다"고 말했다. 결국 'H.O.T'를 시작으로 한류 문화를 전파하는 데 성공했다는 이 회장은 "여러분에게 서울대학교라는 목표는 너무 낮은 것이 아니었는지… 자부심을 가지고 보다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기 책임'에 대해서는 소녀시대 티파니의 수상소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얼마 전 티파니양이 수상 소감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런데 행복한 일을 하면서 상을 받게 돼 더 행복하다'고 했는데, 이것이 바로 정답인 것 같다"며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바로 자기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마지막 키워드인 리더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선 단순히 약자를 돕는 것을 넘어서서 사회·국민·국가·인류·세계 전체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리더인 여러분들은 보다 더 큰 그림과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꿈을 꾸시기 바란다"며 축사를 마쳤다.

이 회장은 앞서 2009년 서울대 기초교육원에서 '글로벌 전략, 한국 문화산업의 도전과 기획'을 주제로 강연했다. 또 하버드, MIT, 스탠퍼드, 코넬 등 미국 명문대에서도 한류에 대해 특별 강연을 한 경험이 있다.


다음은 이수만 회장의 축사 전문.

후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울대학교 71학번 이수만입니다.
미래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서울대학교 13학번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또한, 저를 대학시절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오연천 총장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오 총장님께서 이번 입학식 축사를 부탁하시며 제게 이라는 키워드를 주셨습니다. 신입생 여러분들과 저 모두에게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부는 KPOP 신드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제 세계 대중음악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그 중심에는 한국이 있습니다.
SM에서 발표한 음악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습은 아이튠즈, 유튜브 등 글로벌 채널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고 그것을 듣고 본 사람들은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환호합니다.

따라서, 이제 미국진출처럼 어디로 진출한다는 말은 적합한 표현이 아닙니다. 이미 한국에서 발표한 새 곡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표한 것과 마찬가지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마이클 잭슨이 한국 진출을 선언하지 않았음에도 그의 신보가 나오면 우리가 한국에서 그 음반을 사고 들었던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된 한국 대중문화의 힘은 국가 브랜드 이미지까지 높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세상에 나가 활약할 때쯤 한국의 국가 브랜드는 문화와 결합해 더욱 견고해 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게 곧 여러분의 자부심이 될 것입니다.
 
국가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는 모든 국민, 모든 산업에 있는 종사자들이 의지할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언덕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 시대에 '미제'란 것만으로도 최고의 상품이 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나라의 브랜드 이미지가 최고였기 때문입니다.
 
제 부모님과 저희 세대에서는 유니언기, 성조기가 멋있었다면, 지금은 전 세계 팬들이 태극기를
멋있게 느끼게 하는 문화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문화와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결합해 일하면서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와 인지도, 더 나아가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점점 더 좋게 상승시킨다면 한국이라는 브랜드는 전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저는 늘 'Culture First, Economy Next'라고 말합니다. Culture가 인기를 얻고 친숙해지면 Economy가 바로 뒤따르면서 next로 following 하여 미국이나 영국이 예전에 가져왔던 국가 브랜드 보다 훨씬 강력한 국가 브랜드 즉, 코리아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것입니다.
 
미국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무엇인가 할 때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었듯이, 이제 그리고 앞으로 더욱 코리아라는 이름도 강력한 백그라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여러분은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서울대학교의 학생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코리아 브랜드를 어떻게 융성시킬지 답을 찾아봐 주세요. 앞으로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미래 후손들의 자부심, 교만이 아닌 자부심을 위해서 말입니다.
 
여러분 클리프 리처드라는 가수 아시나요? 윗세대에서는 클리프 리처드, 여러분들에게는 저스틴 비버, 브리트니 스피어스처럼 60, 70년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팝가수인데요. 1969년 클리프 리처드의 내한은 저에게 하나의 큰 사건이었습니다.
그 당시 수많은 소녀 팬들이 열정적으로 환호하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죠. 그 이후 홍콩의 진추하가 부른 'One Summer Night', 필리핀 노래 '아낙', 나아가 일본 노래와 가수들까지 큰 인기를 얻은 것이 저에게는 하나의 오기로 발동했던 것 같습니다.
'해외 가수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인기를 얻는데 왜 우리는 해외에서 그렇게 되지 못할까?'
당시 제 오기는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이후, 1997년 최초로 해외진출에 도전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2000년 H.O.T. 북경 단독 콘서트의 성공은 한류라는 신드롬의 시작이었고 그 후에 아시아 지역에 한류의 붐이 확산되어 2011년 파리에서의 SM TOWN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펼쳐지면서, 이제 KPOP은 전 세계의 주류 문화 트렌드로 점점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신입생 여러분, 서울대학교에 다니는 동안 어떤 꿈을 가지고, 무슨 일에 도전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세요. 그리고 그 꿈이 무엇인지, 어떤 도전을 할 것인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미켈란젤로는 "우리의 가장 큰 적은 목표가 너무 높아서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가 너무 낮아서 쉽게 이루어 버리는 것이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혹시 여러분에게 서울대학교라는 목표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니었는지요? 이제 내 진정한 목표로 가는 첫발을 디딘 것일 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보다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몇 년 후, 몇십 년 후 세계적인 이슈가 되거나 국부창출로 이어지는 엄청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은 가장 먼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열정을 가지고 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열정은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요? '경영의 전설' 잭웰치가 나눠 주는 걸까요?
 
어릴 때부터 인간에게는 관심이 생기는 일이 있습니다. 그 관심이 있는 일에 집중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저절로 열정이 생기게 됩니다. 관심이 생겨 집중이라는 노력을 하면 어느 순간 열정이 생기고 그 열정은 다시 노력을 낳고, 그러한 노력은 천재를 탄생시킵니다. 태생적으로 천재로 타고난다기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즉, 관심, 집중 그리고 열정에 의해 뒤늦게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겠죠. 결국 열정을 가진 사람에게 성공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성공적인 삶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신이 배운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좋아하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가장 성공적이고 가치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좋아해서 선택한 일을 즐기는 것입니다. 즐기면서 일할 때 그 삶은 가장 성공적인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소녀시대 티파니양이 수상소감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런데 행복한 일을 하면서 상을 받게 돼 더 행복하다" 이게 바로 정답 아닐까요?
티파니는 오직 음악을 하기 위해, 가수가 되기 위해, 미국에서 혈혈단신으로 한국으로 왔고 오랜 연습 끝에 소녀시대 멤버가 됐으며, 데뷔에 만족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기에 최고의 여성그룹 멤버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다른 아티스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만약 즐기지 못한다면, 열정이 생겨나지 않을 것이고, 열정이 없으면 행복해 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좋아서 시작했던 일도 때로는 힘든 순간이 다가옵니다. 아니, 그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이러한 상황을 넘어서 즐길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때 자기 책임 의식이 필요합니다.
 
자기 책임이란 아시다시피, 자신의 행위나 그 결과에 대해 수용하고,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행위와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지요. 그리고 책임감 있게 어떤 일을 완수했을 때 바로 성취감이라는 것을 갖게 될 것이고, 그 성취감은 인간에게 부와 명예보다 중요한, 그 어떤 성공보다 중요한 것, 가치 있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의 중요성을 잊지 마세요. 자기 책임 의식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나아가면서 즐기세요. 그러면 성공과 함께 가장 중요한 성취감이 따라올 것이고, 성공이라는 표현을 듣는 이 사회의 리더, 선구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좋아하는 일을 찾고, 즐기고, 자기 책임 의식을 가지며 성취감의 행복을 느끼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성공의 요소를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더라는 단어가 나왔는데요. 미래의 리더들 앞인 만큼, 리더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를 이야기하면서 오늘 축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내, 도전의식, 배려, 추진력, 결단력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제 이 시대의 우리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키워드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은 사회적 약자들을 돕고, 기부하는 행위라고 단순히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리더의 입장에서 보다 넓게 바라본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어떠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어떻게 사회, 국민, 국가 혹은 인류나 세계 전체에 기여할 것인지도 포함되는 단어일 것입니다.
 
저는 처음 해외진출을 추진한 1997년부터 문화를 통한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 상승, 문화를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로 우리나라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꿈을 꿨습니다. 예전엔 미국, 영국 등의 사례를 통해 볼 때, 경제가 발전하면 그 사회의 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제 생각은 반대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Culture First, Economy Next, 문화가 먼저 사랑받는다면 경제적 파급 효과로도 이어진다는 생각이었죠.
 
미래의 리더인 여러분들도 보다 더 큰 그림과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한 의미 있는 꿈을 꾸시길 바랍니다. "나 혼자 꿈을 꾸면 한낱 꿈이지만 우리 모두가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다", 1997년 해외 진출을 계획하며 한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미래 발전을 다 같이 꿈꾼다면, 그만큼 우리나라는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자랑스러운 후배 여러분! 전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한국의 서울대학교 학생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미래의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꿈을 만들고 그 꿈과 함께 도전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관심, 집중, 열정을 통해 자기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꿈을 다 같이 꾼다면, 여러분의 그 꿈은 바로 우리나라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자, 서울대학교 입학을 축하드리며, 미래를 꿈꾸는 대학생활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71학번 선배 이수만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