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가 발표된 직후 내정자들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 공동기자실 로 들어오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정현 정무, 최성재 고용복지, 주철기 외교₩안보, 조원동 경제, 최순홍 미래전략,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내정자.

이정현(55)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는 19일 회견에서 "워낙 부족한 게 많고 그릇이 안 되는데 중책인 것 같다"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84년 민정당 당료로 정당 생활을 시작한 이 내정자는 2008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이 되기까지 24년간 주로 홍보분야에서 일했다.

그의 인생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 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면서부터 변했다. 박 당선인이 낙선자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식사 자리에서 그는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무엇을 소홀히 했는지 격정적으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박 당선인은 "어쩌면 그렇게 말씀을 잘하세요"라며 그를 당 수석부대변인에 임명했다.

그는 이후 수년 동안 '박근혜'에 대한 모든 기사를 머릿속에 넣고 다녀 '걸어 다니는 박근혜 사전'으로 불렸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승기를 잡은 이명박 캠프가 영입 제안을 했지만 그는 "박근혜를 취재하는 기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나는 여기 있겠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 22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에도 이 내정자는 대변인 격으로 '박근혜의 입' 역할을 했다.

작년 19대 총선 때 광주 서구 을에 재도전해서 낙선했으나 39.7%의 득표율을 올렸다. 작년 대선 때는 지명직 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아 공보를 총괄했다. 당시 격정적으로 자기주장을 펴는 스타일이 우군을 확대하는 데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당내 비판도 들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대선 승리 후 비서실 정무팀장이란 중책을 그에게 맡겼다. 비서형에 가까워 박 당선인에게 직언을 자주 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광주 살레시오고를 졸업했다.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이던 1984년 총선 때 5·18 당시 광주시장이었던 구용상씨가 전남에서 민정당 후보로 출마하자 "정치 똑바로 하라"는 항의 편지를 보냈는데, 구씨가 "나에겐 당신 같은 젊은이가 필요하니 함께 일해보자"고 권해 민정당에 들어갔다고 한다. 부인 김민경(50)씨와 1남1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