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은 아직까지는 없다. 현재 치매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은 기억력과 관련된 뇌 속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이 분해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약물이 대부분이다.

국내에서 발병하는 치매의 60~70%가량은 뇌 속에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여 생기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제는 치매가 악화하는 것을 다소 늦추는 효과만 있을 뿐 아밀로이드를 없애거나 손상된 뇌 기능을 되돌려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의료계와 제약계에서는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먼저 뇌 속의 아밀로이드를 없애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현재까지 항체들이 아밀로이드양을 줄이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치매가 진행되면서 손상된 뇌 기능을 복원시키는 효과까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는 "이미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는 항체로 아밀로이드를 없애더라도 치료 효과가 없고, 다만 예방을 위해 사용하거나 아주 초기 단계의 환자들에게 사용할 경우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항체로 치매 예방·치료제를 만들어 상용화되기까지 3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 치료제 개발도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 속의 아밀로이드를 청소하는 1단계 임상시험을 마쳤다. 나 교수는 "뇌 속에 주입된 줄기세포가 특정 물질을 분비해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를 청소하고 뇌 기능도 돌아오도록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 치매 치료제가 상용화되려면 5~10년가량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은 "치매 치료의 최선은 예방과 조기 발견"이라고 강조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치매 초기 단계부터 병세 악화를 늦추는 약물 치료를 받을 경우 5년 후 요양 시설 입소율이 55%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