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크레인 농성을 벌였던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김진숙(53)씨가 이번 '시신(屍身) 투쟁'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경찰이 체포에 나섰다. 김씨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309일 동안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을 벌여 업무 방해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3일 경찰은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며 김씨는 집행유예 기간인데도 또다시 업무 방해를 하고 있어 연행될 경우 구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금속노조 시위대가 자살한 한진중공업 노조원 최모씨의 시신이 든 관(棺)을 들고 한진중공업 공장 안으로 난입할 때 함께 들어가 현재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금속노조원 1100여명이 지난 2일 오후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전국 집중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진압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해 12월 자살한 한진중공업 직원 최모씨의 시신이 든 관을 영도조선소 앞에 놓고 지난달 30일부터 닷새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김씨와 함께 불법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 문모(50), 부산양산지부 조직국장 정모(49),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장 차모(53), 부지회장 박모(51) 4명에 대해서도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이날 공장 안에서 농성을 벌이다 밖으로 나오던 노조원 11명을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

'시신 투쟁'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는 지난 2일 오후 2시 영도조선소 앞에서 11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전국 집중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시위대는 집회 도중 한진중 건물로 접근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방패와 헬멧 등을 빼앗고 경찰 2명가량을 시위대 속으로 끌어내 주먹 등으로 폭행한 뒤 돌려보냈다.

경찰은 영도조선소 주변에 차벽을 설치하고 42개 중대 2700여명을 영도조선소 정문 등지에 배치했고 최루액 등을 쏘며 시위대를 막았다. 시위대가 한때 절단기를 동원해 쇠파이프를 제작하는 등 긴장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시위대는 오후 6시쯤 집회를 마무리, 자진 해산했다. 금속노조는 '노조를 상대로 한 158억원 손배소 철회' 등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노조와 사측의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양측 입장이 팽팽해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