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의 한 사립전문대가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고교 교사들에게 2억2840만원을 뿌렸다가 적발됐다. 검찰은 "1인당 20만원씩의 사례비를 정해 교수와 교사가 학생을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28일 이 같은 혐의(뇌물공여 등)로 포항대학 하모(70) 총장을 구속 기소하고, 범행을 도운 입학처 교수·직원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학생이 지원하도록 권유한 뒤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포항·경주지역 고교 교사 48명을 적발, 이 중 1000만원 이상을 받은 7명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1000만원 미만을 받은 나머지 41명은 경북교육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 같은 학생 거래를 속칭 '두당(頭當) 치기'라고 불렀다. 하 총장 등은 지난 2008년 입시를 겨냥, 2007년 4월 홍보 교수들을 고교 3학년 부장 교사들에게 보내 "학생 모집이 완료되면 1인당 20만원씩의 사례비를 지급하겠다"고 제의했다. 이후 학생 모집이 끝난 이듬해 2월 고교별로 입학한 학생 수를 계산해 현금을 포장해 전달했다.

포항의 한 교사는 약 3년 동안 239명을 입학시켜준 뒤 4780만원을 받았고, 경주의 한 교사는 같은 기간 3차례에 걸쳐 2480만원을 받았다. 1000만원 이상을 받은 교사 7명 중 4명은 공립, 3명은 사립고교 교사였다. 돈을 받은 부장 교사들은 3학년 담임교사들과 나눠 갖거나, 유흥주점 등에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매년 지원자 수가 감소하던 이 대학은 2008년 돈을 뿌린 이후 2009년 2581명, 2010년 3377명, 2011년 3846명 등으로 지원자 수가 늘었다. 이 대학은 또 교직원 39명을 재학생으로 둔갑시키고, 교직원 지인의 명의를 빌려 입학원서를 작성한 뒤 제적시키는 수법으로 정원 충원율 등 대학 평가 지표를 부풀려 국고보조금 5억6800여만원을 타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학교처럼 학생 정원 채우려고 고교 교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부실대학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