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원회가 24일 미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을 거론해 북한이 어느 정도 위력을 가진 핵무기를 실험할지, 소형화까지도 성공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핵실험을 하고 그 위력은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됐던 15~20킬로톤(㏏·1㏏은 TNT폭약 1000t의 위력에 해당)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폭발력은 1킬로톤 미만이어서 위력 면에서 '실패'로 평가됐지만, 2009년 2차 핵실험은 2∼6킬로톤가량으로 추정돼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됐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언급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은 폭발력을 높이거나 핵탄두를 소형·경량화하기 위한 실험, 여러 개를 파놓은 갱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터트리는 방식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핵실험을 한다면 핵무기를 미사일 탄두(彈頭)로 달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하는 데까지 성공했는지와 이를 어떻게 확인하는지도 관심사다. 북한이 스커드·노동 등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려면 지름 88㎝, 무게 1t 이하로 소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미 당국은 공식적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는 2~3t 수준이어서 미사일 탑재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해왔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지진파와 공중음파, 제논·크립톤 등 방사성 기체 등을 통해 핵실험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우라늄탄인지 플루토늄탄인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알 수 있다. 하지만 탄두의 소형화 여부는 갱도에 집어넣은 핵무기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확인이 쉽지 않다.

핵실험의 마지막 준비는 핵무기를 넣은 지하 갱도 입구를 콘크리트로 되메우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핵실험 장소로 추정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에서 콘크리트로 갱도 입구 되메우기를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콘크리트 외에도 모래주머니 등으로도 갱도 입구를 메운 뒤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며 "북한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수일 내 핵실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