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원회는 24일 3차 핵실험 강행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세계의 공정한 질서를 세우는 데 앞장서야 할 큰 나라들까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미국의 전횡과 강권에 눌리어 지켜야 할 초보적인 원칙도 서슴없이 줴버렸다(포기했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큰 나라'들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3일 외무성이 발표한 성명에서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대해 "잘못되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바로잡을 용기나 책임감도 없이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겁쟁이들의 비열한 처사"라며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를 겨냥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 2010년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했을 때도 자신의 편에 섰던 중국의 '변심'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타오 시대 중국은 북의 핵·미사일 개발과 북한 체제 유지는 별개의 문제로 다루기로 내부 입장을 정한 바 있어 시진핑 체제도 이를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사실상 예고한 데 대해 "유관 국가가 신중히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한반도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만큼 번갈아 가며 정세를 격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북한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날 시진핑 총서기가 박근혜 당선인의 특사단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총서기의 이런 언급은 지난 23일 "6자회담이 사멸됐다"는 북한 외무성 성명이 발표된 직후에 나온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시 총서기는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당사국들의 관심사가 균형 있게 해결되고 한반도 비핵화와 장기적 안정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