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원실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6인용 일반 병실(병원에 따라선 4~5인실부터 건보 적용)과 건보가 적용되지 않는 1~5인용 상급(上級) 병실이 있다. 일반 병실은 기본 입원료 3만4230원에 등급에 따라 1만7000원까지 하는 간호 관리료를 합쳐 하루 입원비가 4만~5만원 선이다. 이 중 80%엔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는 1만원 정도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된다.

상급 병실은 완전히 다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9일 공개한 비(非)급여 진료비 자료를 보면 서울의 어지간한 종합병원의 1인실 입원료는 보통 35만원을 넘고 최고 48만원에 달했다. 상급 병실 비급여 입원비는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환자가 몰리는 유명 종합병원에 입원할 경우 거의 선택의 여지 없이 처음 2~3일은 1~2인실에 입원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6인용 일반 병실이 부족하다 보니 일단 1~2인실에 들어간 후 입원한 순번대로 6인실을 배정받는다. 이 때문에 가벼운 수술로 4~5일 입원하는 환자가 일반 병실이 나지 않는 바람에 상급 병실료만 100만원, 200만원을 물 수도 있다. "왜 서민들까지 특급 호텔 숙박비보다 비싼 입원료를 물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2010년 '전체 병실의 50% 이상'으로 규정한 일반 병실 의무 확보율을 신·증축 병원에 한해 70%로 올렸다. 신·증축 병원에 가능한 것이라면 기존 병원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일반 병실 비중을 늘리는 조치가 가능할 것이다. 그럴 경우 건보 적용을 받는 일반 병실 환자가 늘어 건보 재정을 압박하게 된다. 그 문제는 일반 병실의 본인부담률을 기존 20%에서 다소 올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3~5인실 정도엔 입원비의 10~20% 수준이라도 건보를 적용해준다면 상급 병실과 일반 병실 입원료 격차도 줄이면서 환자가 원하지 않은 상급 병실에 입원해 지나친 입원료를 부담해야 하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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