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독려 문구를 적은 카카오톡 프로필(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교민이 재외국민 부재자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장이 있는 마드리드에 다녀온 1박 2일 여정을 찍어 올린 유튜브 동영상 화면(아래).

2030 세대도 이번 대선 투표에 적극 참여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인터넷과 SNS 위주의 투표 독려가 지난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한층 더 활발해지면서 젊은 층의 투표율도 크게 올랐다.

19일 선거 당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페이스북 등에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찍은 다양한 '인증샷'이 올라왔다. 대학생 임모(25)씨는 새벽 6시 투표를 하자마자 서울 마포구 투표소 앞에서 반팔 티셔츠를 입고 찍은 인증샷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임씨는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투표 독려 포스터로, 대화명은 '투표합시다'로 바꿔놨다"며 "친구들끼리 경쟁하듯 엉뚱하거나 재미있는 인증샷을 올리는데 하나의 축제 같다"고 했다.

이날 트위터 등 SNS에는 '선거일에도 출근하도록 한 나쁜 직장을 고발한다' '정상출근이 웬 말이냐. 당장 익명으로 노동청에 신고할 것'이라는 20∼30대 네티즌들의 글도 많이 올라왔다. 또 '투표 독려 글을 리트윗하면 원하는 문구를 손글씨로 써드리겠다' '화장품을 선물하겠다'는 등의 글도 줄을 이었다.

유명 인사나 연예인들도 이 같은 투표 독려·인증샷 행렬에 대거 동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선 투표율이 77%를 넘으면 시청광장에서 노래를 부르겠다"고 했고,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투표율이 72%를 넘으면 다음 달 열리는 평창 눈꽃축제 마라톤에 알몸으로 출전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연극배우 엄다혜씨와 라리사씨는 "투표율이 75%를 넘으면 전라(全裸)로 말춤을 추겠다"고 했으며, 배우 윤은혜씨는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그리는 인증샷을 올렸다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자 뒤늦게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작된 SNS 선거 문화가 이제 한국 사회의 신(新) 문화로 정착돼 투표율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