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 자녀 3명 중 1명은 베트남 엄마에게서 태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출생아 2만2000명 중 베트남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7880명으로 다문화 출생아 중 베트남계(35.8%)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출생한 아기는 47만1000명. 100명 중 1.7명이 베트남계 아기인 셈이다. 다문화 가정에서 출생한 아기들의 어머니 국적을 보면, 베트남 다음으로 중국(26.4%)이 많았고 이어 필리핀(8.1%), 캄보디아(5.3%), 일본(3.7%), 몽골(1.3%) 순이었다.

전체 다문화 가정 아동 16만8000여명의 부모 출신 국가를 살펴봐도 베트남계 부모를 둔 다문화 자녀는 4만1238명으로 중국계(한국계 중국인 포함·7만2509명) 다음으로 많다.

과거에는 중국 출신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녀가 다문화 가정 자녀의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엔 베트남계 다문화 자녀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출신 신부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이 낳은 아이도 늘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조사 결과 지난해 베트남계 다문화 가정 전체 자녀(3만4256명) 중 만 6세 이하는 2만9088명(전체의 86%)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림 부연구위원은 논문 '다문화 가정의 변화와 정책과제'에서 "베트남 출신 여성은 20대 초반으로 젊고 중국 출신 여성에 비해 초혼 비율이 높으며 농촌에 거주하는 특성 등으로 출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에는 산아제한정책이 있어 자녀를 2명 이상 출산하면 각종 불이익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에선, 특히 농촌 지역에 거주하면 두 명 이상의 자녀를 출산할 경우 오히려 혜택을 받는다.

베트남 신부가 많이 거주하는 농촌은, 산부인과 등 병원이 멀리 떨어진 도시에 있어 불편을 겪는다. 베트남 임신부들은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출산·임신 등에 관한 정보 수집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